한국계 교토국제고 1회전 ‘역전 드라마’
‘동해 바다~’ NHK 통해 日 전역 생중계
박경수 교장 “첫 진출에 첫 승 기쁨 두 배”
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4일 효고현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93회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 32강전 10회 연장 끝에 5-4로 이기자 환호하고 있다.
효고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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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는 24일 일본 효고현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시바타고등학교와의 대회 1회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1만명 가까운 관중이 모였고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중계됐다.
0-2로 시바타고에 끌려 가던 교토국제고는 7회 초 1사 만루에서 다케다 유토의 싹쓸이 3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7회 말 시바타고가 따라붙었고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교토국제고는 10회 초 1사 2루에서 나카가와 하야토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선 쓰지이 진의 1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시바타고는 10회 말 1점 추격에 그치며 경기를 내줬다.
이날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교토국제고의 우리말 교가가 2번 울렸다. 1회가 끝나고 양팀 교가가 울릴 때, 경기 후 승리팀 교가가 울릴 때 나왔다.
박경수 교토국제고 교장은 “첫 진출만으로도 기쁜데 첫 승까지 하니 두 배로 기쁘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그동안 학교 운동장이 좁아 내야 연습만 가능했고 외야 연습은 다른 구장을 빌려서 했는데 열악한 조건에서 이렇게까지 해내다니 너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며 “가능하다면 주변 사유지를 매입해서라도 더 넓은 구장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일본에 4개뿐인 한국계 학교 중 하나인 교토국제고는 일본인 93명, 재일 동포 37명으로 구성돼 있다. 야구단은 1999년 창설됐고 선수 40명은 모두 일본 국적자다. 신성현(두산 베어스), 황목치승(전 LG 트윈스)이 이 학교 출신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3-25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