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직 사의 표명…민주 ‘사면초가’

손학규 대표직 사의 표명…민주 ‘사면초가’

입력 2011-10-04 00:00
수정 2011-10-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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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악재에 ‘시계 제로’, “간판 내려야” 당내 비판도사퇴기자회견 측근들 저지로 무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민심의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이 4일 사면초가에 처했다.

전날 무소속 ‘시민후보’에 패배한 충격이 당을 관통하는 가운데 그간 ‘민주당호’(號)를 진두지휘해 온 손학규 대표가 전격적으로 대표직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하루 사이 당 내ㆍ외부에서 터져 나온 대형 악재에 민주당의 진로는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도부는 당장의 사태 수습에 급급한 모습이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기로 작심하고 출근했다.

그러나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의원회관 사무실에 ‘감금’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진표 원내대표, 정장선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측근 의원들이 손 대표의 뜻을 꺾을 수 없자 사실상 그의 출입을 봉쇄해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공지됐던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진보개혁모임은 김근태 문희상 한명숙 공동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지금은 단결해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를 지원해야 할 때”라며 사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손 대표 사퇴만류에 힘을 쏟는 사이 당 내부에선 야권 통합경선을 통해 확인된 ‘민주당을 향한 거친 민심’에 대한 자성과 비판이 쏟아졌다.

호남 출신 초선인 장세환 의원은 “민주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망선고”라고 진단하면서 쇄신과 개혁을 촉구했고, 이석현 의원은 “네 탓, 내 탓 공방으로 허송세월하지 말고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제창 의원은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론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현실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털어놨고, 한 의원은 “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외 신진 정치인 모임인 ‘혁신과 통합을 위한 새정치모임’도 이날 회동을 갖고 당의 환골탈태를 촉구했다.

한편 손 대표가 끝내 사퇴를 결행할 경우 향후 민주당의 기존 노선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주류 좌장격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ㆍ3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정 최고위원은 그간 선명한 대여투쟁을 주장하며 손 대표와 거친 파열음을 내 왔다. ‘균형 있는 투쟁론’을 앞세우는 손 대표 역시 정 최고위원의 ‘희망버스’ 탑승 요구를 거부하는 등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 손 대표 사퇴시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하면서 오는 12월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를 앞당겨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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