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 간섭은 위헌”… 조희대의 헌법적 ‘배수진’

“대법관 제청 간섭은 위헌”… 조희대의 헌법적 ‘배수진’

손지은 기자
입력 2026-10-06 18:20
수정 2026-10-06 18: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법원장, 재제청 논란에 작심발언

“사전 협의, 의무 아닌 자발적 협력
국회·대통령, 관여 못 해” 권한 강조

與 “조희대 탄핵사유 충분”… 野 “李대통령, 대법관 쇼핑”
이미지 확대
曺, 국감 증인 선서 나홀로 ‘거부’
曺, 국감 증인 선서 나홀로 ‘거부’ 조희대(앞줄 맨 오른쪽)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뒤 증인 선서를 거부한 채 홀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질의가 끝난 뒤 이석했다.
홍윤기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은 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대법관 재제청 논란과 관련,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재제청 거부는 헌법 위반이라며 ‘탄핵’을 언급한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대법관 쇼핑”이라고 맞섰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장도 생각이 있을 텐데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하자 미리 준비한 A4 용지를 품에서 꺼낸 뒤 이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동의 절차를 담당하는 국회의 한 부분인 법사위가 제청권을 담당하는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 권한 배분과 사법권 독립에 반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제청으로써 모든 헌법상의 권한, 임무와 동시에 의무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과의 협의’가 관례라는 여당의 주장에는 “그동안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협의해 온 것은,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 온 것”이라며 “협의하지 않아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고 역대 대통령도 결과적으로 전부, 끝내는 다 존중해 왔다”고 했다. 서면 제청 논란에는 “서면 제청도 헌법에서 전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던 도중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를 꺼내들고 대법관 재제청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4 용지에는 대법관 제청 및 국정감사와 관련된 헌법 조문이 정리돼 있다. 홍윤기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던 도중 미리 준비해 온 A4 용지를 꺼내들고 대법관 재제청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4 용지에는 대법관 제청 및 국정감사와 관련된 헌법 조문이 정리돼 있다.
홍윤기 기자


조 대법원장은 이날 관례대로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뜰 계획이었다. 앞서 민주당의 일반증인 채택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나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이석을 불허해 오전 감사가 진행되는 2시간 30분 동안 회의장에 남았다.

일반증인 선서 요구에 대해선 “국회에서 따져 물을 절차와 방식이 헌법에 전혀 없기 때문에 (증인) 선서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재제청 문제 등에 대해선 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범여권 의원들은 계속 질의를 시도했고 조 대법원장도 일부 질의에는 짧게 답변했다. 대법원장이 국감장에서 의원 질의에 답한 것은 이례적이다.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제청권이 대통령 임명권 위에 있다고 본다면 매우 착각”이라며 “재제청 거부는 헌법 규정에 대한 구체적 위반이기 때문에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대법관 쇼핑하려고 특정인을 제청할 때까지 고집하면서 특정 대법관을 제청하라고 협박하고 압박하는 것이 헌법상 허용이 되는가”라며 “대법원장 제청권이 형해화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이 계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에 협조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법원은 어느 기관보다 먼저 위헌적이라고 얘기했다”며 “당시 계엄사에서 인원을 파견해 달라, 명단이라도 보내 달라고 했지만 제가 ‘위헌적인 행위이니 절대 보내지 말고 명단도 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했다.

민주당이 ‘밥값 게이트’로 칭한 업무추진비를 부풀리고 고가의 주류 구매와 식사에 사용했다는 의혹에는 “업무 추진을 하는 과정에서 금액이 넘어간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대법관 격려금이 부정하게 지출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이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후 감사에는 불참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감기가 심해 감사가 끝날 때 다시 올 것”이라고 전했고, 서 위원장은 “임의로 이석한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조 대법원장 없이 오후 감사를 진행했다.
세줄 요약
  • 대법관 제청권, 국회·대통령 관여 불가 강조
  • 사전 협의는 관례적 자발 협력, 의무 아님
  • 여당 탄핵 거론, 야당은 대법관 쇼핑 비판
2026-10-07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