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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점식 “비열한 폭정·국민 암장 시대…개헌 논의 절대 없다”

    정점식 “비열한 폭정·국민 암장 시대…개헌 논의 절대 없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3개월을 “치안·부동산·주식·국방 등 모든 영역이 처참하게 붕괴한 ‘암장의 시대’”라며 “암장의 시대에 맞서 국민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개헌 논의 요구에는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팬데믹의 합성어인 ‘잼데믹’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손대는 것마다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는 히틀러처럼, 경제는 차베스처럼, 임기는 푸틴처럼 운용하며 권력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온 국민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하고 있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인가.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른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여권의 공소취소 추진, 대법관 증원, 대법관 재제청 등을 거론하며 “즉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거나,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재판을 늦추거나, 재판의 죄목을 삭제하는 등 온갖 방식으로 퇴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며 “2중, 3중, 4중의 탈출구를 파고 있다”고 토끼가 3개의 굴을 파는 교토삼굴(狡兎三窟)에 빗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의 즉각 재개를 요구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선 “정부와 여당이 치안의 지옥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경찰 개혁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을 넘어 소도둑이 외양간 고치라고 윽박지르는 꼴”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국민암장정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전세난에 대해선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고 꼬집었다. 주식 시장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금융 정책을 주식리딩방처럼 운용해 코스피가 ‘오징어게임’, ‘잡코인’이라는 자조를 듣고 있다”며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공식 요구했다. 정부의 산업·재정 운용 방식 역시 ‘약탈’과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호남 지역 반도체 투자를 두고 “과거 재벌 해체는 못 했어도 재벌 납치에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82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의 확장재정 기조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선 “미래대응이 아닌 미래약탈이자 서민 지갑을 노리는 정책적 소매치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햇볕이 핵이 되어 돌아와 국민이 핵의 인질이 됐다”며 “대북 굴종 노선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시작해 대국민 인질극으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에 맞설 대안으로 ‘국민을 지키기 위한 7대 약속’을 제시했다. 7대 대안에는 ▲보완수사권 부활 ▲부부 간 상속·증여세 전면 폐지 및 청년 재형저축 도입 ▲사전선거제도 폐지 검토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국민연금 기금운용 독립성 확보 ▲국채 상환 우선 재정 운용 ▲한미 핵공유 및 전술핵 재배치 추진 등이다. 그러면서 “헛된 망상으로 국가시스템을 파괴하는 이념의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며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포퓰리즘과 맞서 싸우겠다. 권력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온 국민을 희생시키는 저 비열한 폭정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 이란 ‘한글 경고문’ 내걸었다… ‘최저 지지율’ 李 덮친 파병 논란

    이란 ‘한글 경고문’ 내걸었다… ‘최저 지지율’ 李 덮친 파병 논란

    이란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 따른다”“심각한 결과 초래” 이례적 공개 경고與 “파병 가능” “위험” 당내 엇박자지도부는 “논란 확산 안 돼” 입단속野 “한미동맹 문제에 佛순방” 맹폭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경고 속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마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돌파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미·이란의 무력 충돌마저 재격화하면서 여권의 전략적 대응에 따라 향후 파병을 둘러싼 대미 협상력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7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당내 의원들에게 “‘미국의 공식적인 요구도, 정부의 공식 입장도 없는데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적절치 않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도 “비전투병 파병도 교전 당사국이 참전으로 인정하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헌 의원, MBC 라디오), “비전투 병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5선 박지원 의원, SBS 라디오) 등 개별 의원들의 파병 관련 의견이 엇갈리자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언행 주의령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 직후 “김민석 대표는 아직 명확하게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자칫 파병 이슈가 설익은 채로 논쟁만 격화시킬 경우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8월 31일~9월 4일 무선 AR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37.4%(-1.5%포인트)로 8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병과 관련해 “많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연락해 왔다”며 “그들은 우리와 협력하고 싶어 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이란도 한국을 향해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례적인 한글 공개 메시지를 내놨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엑스(X)에 양국 관계를 언급하며 “이란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면서도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일각에선 정부가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에는 파병 의지를 보여주되 국내 여론을 명분으로 실제 파병동의안 처리까진 시간을 벌 수 있단 것이다. 범여권에선 분명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보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은 위헌”이라며 국회가 파병 반대 결의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익 우선 결정을 촉구하면서도 “지금 문제는 한미 동맹”이라며 프랑스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 이흥구 ‘계엄 직후 대법원 침묵’ 작심 비판… “말해야 할 때 못 하면 말할 기회 잃어”

    이흥구 ‘계엄 직후 대법원 침묵’ 작심 비판… “말해야 할 때 못 하면 말할 기회 잃어”

    “사법부 의지·판단 국민에 설명해야”조희대 ‘침묵’… 대법관 두 자리 공백 이흥구(63·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7일 본인의 퇴임식에서 “법원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입장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작심 발언하며 성찰과 소통을 촉구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의 힘과 권위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오기 때문에 신뢰받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면서 “불신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 그 원인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해소하려는 미래 지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이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소통하면서 사법부가 어떤 판단과 의지를 갖췄는지 설명해야 한다”면서 “법원이 말해야 할 때 제대로 못 하면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게 냉정한 진실”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서도 “불공정하고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이 입법 배경이었다”며 “사법부가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은 뒤 투명하고 설득력 있는 재판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계엄 직후 대법원이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곧바로 밝히지 않은 것이 이후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정치권의 압박을 키웠고, 결국 사법개혁 3법 추진 과정에서 법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대법관은 또 “사법부가 자기 문법과 지향점에 충실했는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면서 “충분히 성찰하지 못하면 법원은 정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법관은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다수의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오경미 대법관과 함께 무죄 취지의 상고기각 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침묵했다.
  • “교화 불가능”…미성년자 11명 성폭행, 내년 출소에 변호사도 “납득 안돼”

    “교화 불가능”…미성년자 11명 성폭행, 내년 출소에 변호사도 “납득 안돼”

    미성년자 1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징역 2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김근식(58)이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의 출소 이후의 거주 문제와 이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에 대해 변호사마저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는 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근식에 대해 “교화가 안 되는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성범죄자가 출소한 뒤 거주를 규정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근식은 2000년 아동 성범죄 혐의로 5년간 복역한 뒤 2006년 출소해 그해 5~9월 수도권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2022년 10월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16년 전 미제로 남아있던 또 다른 아동 강제추행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재구속, 이후 교도소 내 상습 폭행 혐의 등이 추가 병합돼 총 21년을 복역하게 됐으며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다. 정신감정서 ‘소아성애·성도착증’성충동 약물치료 대법원서 기각손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나온 김근식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를 언급하며 “가장 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자”라고 지적했다. 2심에서 검찰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를 근거로 “소아성애증, 성도착증 등의 결과가 나와 화학적 거세가 필요하다”며 김근식에게 성충동 약물치료 10년을 명령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고,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최종 기각됐다. 손 변호사는 “재판부는 ‘미성숙한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는 우리 사회의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면서 김근식을 ‘평생 사회와 격리시키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징역 15년형을 내려 출소가 예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문에 나열돼 있는 아동 성범죄를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형량이 더 올라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용서를 하면 안 되는 범죄에 왜 이렇게 대처했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식의 출소를 앞두고 그가 특정 지역의 시설에 입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 때마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2022년에는 의정부의 한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역사회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고, 최근에는 파주시의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문에 시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손 변호사는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가 지정한 시설로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형기를 만료한 범죄자에 대한 이중 처벌이자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소 뒤) 지정된 장소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자유로이 생활하는 것이어서 어느 지역에서 수용할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결국 ‘서울 보호법’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 ‘N% 성과급’은 파업 못한다

    ‘N% 성과급’은 파업 못한다

    호남반도체發 인력 조정 땐 파업 가능… 공장 신설 반대는 안돼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반대’는 사측과의 의무 교섭 대상, 조정·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정부의 지침이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정부와 사측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관련해 교섭과 노사정 협의를 요구한 것에 사측이 응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3일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명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후 쟁의 대상의 범위를 놓고 현장 혼선이 계속되자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과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 현장 투입 등 현안을 바탕으로 명확한 기준을 세운 것이다. 먼저 노동부는 지침에서 “영업이익을 연동한 성과급에 대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할 순 있어도 국가가 교섭을 보호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부는 성과급 요구가 영업의 자유나 국가·주주의 권익을 제약할 때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노동부 관계자는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은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배당의 재원이므로 이를 성과급으로 노동자에게 먼저 배분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연봉이나 기본급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을 특정해서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건 국가가 해당 사안을 이유로 노조에 합법적인 파업권을 줄 수 없다는 의미다. 파업권은 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처분을 받아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노조가 N% 성과급을 교섭 의제로 꺼내면 노동조합법 2조 5호의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아 행정지도 처분을 받게 된다. 기업은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않는다. 사측의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노조는 파업권을 얻을 수 없다. 그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의무적 교섭 대상이 되지만 가능성에만 그치면 기업은 교섭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을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한 것에 제동을 걸고 사측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다만 앞으로 공장 신설을 계기로 정리해고, 근무 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 근무시간 조정 등이 추진된다는 점이 드러나면 그땐 노조의 요구에 따라 교섭해야 한다. 경영상 결정에는 사업 매각과 인수,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설비 등 신기술 도입이 포함된다. 노조의 대처가 늦어 예견된 정리해고를 막지 못한다는 우려에 대해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가능성만 있는 단계에선 노조가 기업에 정리해고 계획을 묻고 기업의 답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며 “당분간 정리해고가 없다는 확약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지침은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이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 노동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노조의 교섭 요구를 막더라도 파업을 강행하면 최종 판단은 법원이 내리게 된다. 앞서 노동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시행령·시행규칙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위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신속한 현장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시행지침 형태로 발표했다. 권 차관은 “법에 모든 사례를 구체적으로 쓰는 건 불가능하다”며 “노동위의 행정지도도 이미 조정이나 쟁의행위를 제약할 수 있고 부당노동행위 판단에서도 규범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침에 따라 노조 측에 “교섭 요구 내용을 변경해 합리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라”고 권고할 방침이다. 양대 노총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침해”라며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경영성과급 요구를 교섭 대상으로 삼을지는 당사자인 노사가 결정할 문제”라며 “정부가 교섭 대상에 과도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교섭 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노사는 성과 배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인 재무 지표에 성과급을 연동해왔다”며 “이 지침대로라면 매년 지급액이나 지급률을 새롭게 요구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노사 갈등을 조장하는 모순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유호준 경기도의원, 헌재 미등록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 위헌 결정 환영

    유호준 경기도의원, 헌재 미등록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 위헌 결정 환영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 다산1동)은 헌재가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절차를 규정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헌법불합치 취지의 위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모든 아이의 존재를 기록하고 보호하는 일은 부모의 체류자격과 무관한 인권의 문제”라며 공식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7일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체계를 갖추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아동이 지닌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침해한다고 선고했다. 헌재는 모든 아동이 국적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며, 출생지 국가가 아동의 존재를 공적으로 확인·기록하는 조치는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출생등록이 부모의 불법체류 단속이나 행정적 불이익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유호준 의원은 출생등록이 체류자격 부여와는 구별되는 기초 복지 안전망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유 의원은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나라나 부모의 체류자격을 선택할 수 없다”며 “부모의 체류 문제로 아이가 제도 밖에 머물고 의료·교육·복지와 보호받을 권리까지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출생등록은 국적이나 체류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아동학대·유기·불법입양·인신매매·강제노동 등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고, 의료·교육·복지 서비스로 연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며 도 이민사회국 및 시민사회와 함께 미등록 이주아동 지원 체계 구축에 힘써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시행 중인 「경기도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 제정에 참여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헌재 결정은 경기도가 이민사회국과 함께 조례를 통해 확인해 온 아동 인권의 원칙을 국가 차원에서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조례는 도내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확인해 의료·보건·보육·교육·긴급복지 등 기본적 공공서비스를 연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겪은 이주아동들의 고충도 짚었다. 유 의원은 “이주민들과 청와대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며 미등록 이주아동과 가족들이 마주한 절박한 현실을 가까이에서 들었다”며 “아이가 아파도 병원을 찾기 어렵고, 교육과 진로의 기회 앞에서 불안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를 공적으로 증명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의 발 빠른 입법 조치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번 결정은 이주민 당사자와 시민사회, 인권단체가 오랜 시간 이어 온 목소리가 만들어 낸 성과”라며 “국회와 정부는 헌재 결정에 응답해 국내에서 태어난 모든 외국인 아동을 위한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출생등록 신청이 부모의 체류 문제와 연계돼 단속이나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이용 제한 등 안전장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등록의 문턱 때문에 아이가 다시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호준 의원은 “경기도의회에서도 조례에 따른 발굴·확인·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겠다”며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이 발견되는 즉시 의료·보육·교육·긴급복지 서비스와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중앙정부와 국회에도 필요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종합특검, ‘내란가담 의혹’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사건 각하…“새로운 사실 확인 못 해”

    종합특검, ‘내란가담 의혹’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사건 각하…“새로운 사실 확인 못 해”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수사 기간 중 조희대 대법원장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각하 처분했다고 밝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달 20일 조 대법원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의혹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특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고발인을 조사했지만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각하는 고소·고발 사건에 수사 필요성이 없거나 그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조기 종결하는 절차다. 2024년 12월 3일 내란 당시에도 사법부 수장이었던 조 대법원장은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거나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고발인은 조 대법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도 대법원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까지 수사했던 종합특검은 조 대법원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의혹에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이 사건을 들여다봤던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도 비상계엄 다음 날 조 대법원장이 간부들에게 내란의 위헌성을 지적한 정황을 파악하고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조 대법원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의혹으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1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지난달 25일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합의하는 관례를 깨고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제청해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 [단독] “3연임 만장일치·연임 75% 동의도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단독] “3연임 만장일치·연임 75% 동의도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안이 규제 수위를 정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3연임 금지’는 위헌 논란에 막혔고, 대안으로 나온 ‘3연임 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만장일치’와 ‘연임 시 75% 찬성’도 과도하다는 반론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1일 “3연임 때 회추위 통과 요건을 100% 만장일치로 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의원들 의견이 많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며 “법에서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연임 때 회추위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당정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주주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대신 회추위에서 연임은 75%, 3연임은 100% 찬성을 받아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연임보다는 3연임을 더 어렵게 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중대한 내부통제 실패 때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주주총회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된 김현정·박홍배 의원의 개정안은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통과시키도록 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회장 연임 주총에서 80~90%의 찬성률이 나온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개선안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데는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하게 얽힌 영향이 크다.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법으로 회장 임기나 주주의 의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해외 투자자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3연임 금지의 위헌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 “3연임 만장일치 과하다” 금융지주 회장 규제, 막판까지 갈팡질팡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안이 규제 수위를 정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3연임 금지’는 위헌 논란에 막혔고, 대안으로 나온 ‘3연임 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만장일치’와 ‘연임 시 75% 찬성’도 과도하다는 반론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1일 “3연임 때 회추위 통과 요건을 100% 만장일치로 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의원들 의견이 많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며 “법에서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연임 때 회추위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당정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주주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대신 회추위에서 연임은 75%, 3연임은 100% 찬성을 받아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연임보다는 3연임을 더 어렵게 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중대한 내부통제 실패 때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주주총회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된 김현정·박홍배 의원의 개정안은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통과시키도록 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회장 연임 주총에서 80~90%의 찬성률이 나온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개선안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데는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하게 얽힌 영향이 크다.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법으로 회장 임기나 주주의 의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해외 투자자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3연임 금지의 위헌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 李 지지율 7주 연속 내려 40% 아래로… “경찰 불신·부동산 민심 악화 등 겹쳐” [리얼미터]

    李 지지율 7주 연속 내려 40% 아래로… “경찰 불신·부동산 민심 악화 등 겹쳐” [리얼미터]

    국정수행평가 긍정 38.9% 부정 58.7%정당 지지도는 민주 43.1% 국힘 37.7%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7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한 38.9%로 집계됐다.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58.7%로, 같은 기간 1.8%포인트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9.8%포인트다.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5%였다. 권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에서 8.5%포인트 내려 가장 크게 하락했다. 전남광주·전북(4.1%포인트↓), 대구·경북(1.0%포인트↓) 등에서도 각각 내렸다. 연령대별로는 50대(7.5%포인트↓)와 40대(3.1%포인트↓), 60대(1.9%포인트↓), 70대 이상(1.6%포인트↓)에서 하락했다. 반면 30대(8.8%포인트↓)에서는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집값·전월세 문제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데다 대법관 후보자 임명 거부를 둘러싼 위헌 논란과 제주 실종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불신, 유시민 작가 발언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7~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3.1%, 국민의힘이 37.7%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1.2%포인트, 국민의힘은 0.1%포인트 상승했다. 양당 간 격차는 5.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 4.4%, 개혁신당 2.6%, 진보당 1.4% 등 지지도를 보였다. 무당층은 9.0%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도 상승에 대해 “김민석 대표 취임 이후 대통합추진단을 설치하며 당을 결속시키고 개혁 민생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호남권과 30대, 진보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장동혁 대표 취임 1주년을 계기로 당원 주권 강화 등 단합을 강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으로 결속을 다졌으나, 당협위원장 직선제 보류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이 오르지 못하고 횡보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며,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野, 靑 ‘손봉기 반려’에 “헌법 파괴·사법부 장악” 반발

    野, 靑 ‘손봉기 반려’에 “헌법 파괴·사법부 장악” 반발

    국민의힘이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한 데 대해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고평기 제주경찰청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독재의 문이 열린 것”이라며 “독재자가 사법부마저 집어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장 고유 권한이고 헌법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권한”이라며 “그 견제는 국회가 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독재자의 뱃속에서 질식해서 사망하기 전에 독재자의 배 가르고 나와야 한다”며 “대통령의 재판,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대법원장 제청권을 부정하고 침해했다”며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제청’과 ‘임명’에 두 번 개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사법부와 입법부의 헌법상 권한을 훼손하는 명백한 삼권분립 부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임명동의안 미제출을 “사법부에 대한 노골적 겁박”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의 헌법적 동의권마저 대통령이 임의로 빼앗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헌법을 짓밟고 절차의 정당성을 논하는 청와대의 후안무치”라며 “사법부를 정권의 입맛대로 길들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입장문에서 “헌법 어디에도 ‘재제청’ 요구권은 없다”며 “없는 권한을 만들어 행사하는 것은 헌법의 해석이 아니라 권한의 창설이며,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는 것은 국회의 인사청문권과 동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법부가 정권의 입맛대로 구성되고 운용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다”며 “철회를 명령할 권한과 대통령과 미리 합의하라는 조항은 헌법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은 “권력 입맛대로 대법관을 쇼핑하겠다는 것이고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명백한 헌법 위반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며 “삼권분립 헌법 파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대법원 장악을 통해 본인 재판의 안전판 마련”이라며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동시에 침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헌법을 위반한 심각한 사안”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야권 공조를 제안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야권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함께 뜻을 모아 이재명 대통령의 손봉기 후보자 제청 반려의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실태를 감찰하려 했다. 그러나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를 전원일치로 위헌이라 결정했다.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하여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3·15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를 정부로부터 떼어낸 헌법 정신을 지키려면, 행정부 소속 기관이 그 독립성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헌재는 이 배제가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수사기관의 통제,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외부 통제 수단으로 남아 있으며, 그 빈자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선관위 자체 감찰기구로 채워지리라는 것이 헌재의 전제였다. 감사원 감사를 되살릴 개헌이든 법 개정이든 빈자리를 다른 무엇으로 메울 것이든 앞으로도 다퉈질 문제이지만, 이 전제만은 분명했다. 선관위 스스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감찰 체계를 마련하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2024년 감사관을 외부 인사로 바꾸고 외부 위원 중심의 감사위원회까지 신설했지만, 자체 감사 지적사항의 92.3%는 현지 시정으로 종결됐고 채용비리 관련자 중 파면, 해임, 혹은 강등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채용 비리와 내부 인사 돌려막기는 국회 결산 검토보고서에도 매년 지적돼 온 사안이었지만, 2019년 한 간부 아들의 부정 채용도,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도 막지는 못했다. 헌재가 감사원 대신 남겨둔 통로들은 적어도 이 사안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이어진 국정조사는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이 훨씬 광범위했음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축소한 지침부터가 그랬다. 결재 없이는 상정될 수 없는 안건인데도 함께 올라간 다른 다섯 건과 달리 결재 기록이 없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제기됐고, 위철환 상임위원에게 언제 보고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 계산이 얼마나 틀렸는지 증명해 줄 유일한 물증인 잠실 투표용지 보관함은 법원 증거보전 결정이 오기 한 시간 전 폐기업체로 넘어가 용해됐다. 선관위가 이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도 외부에 알린 것은 네 시간 뒤였다. 폐기 과정과 별개로 알리는 것 자체를 늦췄다는 의심을 남긴 대목이다.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잠실 재검표도 마찬가지였다. 특검 연계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사이 세 차례 청문회가 지나갔고, 활동 기한이 다가오도록 재검표는 표결에 한 번도 부쳐지지 못했다. 한편 국정조사를 통해 참정권 침해의 실제 규모가 드러났다. CCTV로 확인한 결과 최소 91명이 끝내 투표를 못 했고, 교부 검증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서울에서만 653건의 중복투표가 있었다. 곪은 것은 결국 터지고, 그 대가는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평범한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헌재가 예정해 둔 마지막 견제 장치, 수사기관 통제도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투표자 수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전국 9개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실무자들이 오입력을 감추려 절차 없이 수치를 다른 투표소로 떠넘겼다는 의혹이고, 관련자들은 허위 입력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착오라 보기 어려운 정황도 있었다. 청문회에서는 수정을 금지한 내부 지침의 실질 이유가 ‘수치가 줄면 외부에서 의혹이 제기된다’는 내용으로 문건에 명기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이 실수를 감추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7일 이태한 전 검사를 선관위 특검으로 임명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9월 초 본격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이 할 일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아니다. 국정조사가 강제력 없이 멈춰 선 지점에서 인쇄지침 결재의 진실과 통계 조작의 실체, 증거물 폐기의 고의성을 확정하는 일이다. 돌아보면 헌재가 전제한 내부 감찰과 외부 통제는 결국 작동했다. 다만 그 작동은 참정권 침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뒤늦은 견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선관위를 둘러싼 견제 체계 전반을 지금 다시 설계해야 한다. 곪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번에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배운 교훈이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 TK 행정통합 정당성, 헌법에서 찾는다

    경북도가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법리적 토대 마련에 나선다. 도는 28~29일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리는 ‘제8회 헌법학자대회’에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의 조기 실현을 위한 헌법적 당위성과 입법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고 27일 밝혔다. 대회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헌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TK 행정통합의 완결성을 높일 법리적 토대를 점검한다. 우선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과 새로운 법적 지위 부여가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 원리에 부합하는지 근본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주민투표 실시의 필수성 여부를 포함해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법적 논란을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절차적 정당성의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광역단체 통합 구조는 물론 조직·인사·재산 승계 등 행정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헌 요소도 검토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헌법학자들의 법리적 성과를 토대로 국회를 적극 설득해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내란 가담’ 군 전직 간부에 중형… ‘국회 봉쇄’ 김현태 前 707단장 징역 12년 선고

    ‘내란 가담’ 군 전직 간부에 중형… ‘국회 봉쇄’ 김현태 前 707단장 징역 12년 선고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봉쇄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간부들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2부(부장 오창섭·류창성·장성훈)는 2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에게 징역 12년을,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에겐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우 전 국군방첩사령부 방첩수사단장(준장)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들을 법정 구속했다. 이밖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와 직원 체포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대령)과 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대령)은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소장)과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대령)에겐 내란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김 전 대령 등은 위헌·위법한 계엄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자신의 임무가 적법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부대원들을 외면하고 스스로의 판단을 내려놓은 채 상관의 명령에 맹종했다”고 질타했다. 이어서 “이 법원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용납되지 않는 내란 범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책무를 국가와 사회로부터 요구받았다”면서 “사건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처벌을 통해 향후 누구도 다시는 내란을 도모하거나 가담하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대령이 최정예 병력을 헬기에 태워 국회에 투입하고, 직접 병력을 지휘해 국회의사당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 뒤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 및 전기를 차단했다는 등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령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계속 계엄은 정당했다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고, 심지어 유튜브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관련자를 비난하는 등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을 조롱하는 태도까지 보였다”고 꾸짖었다. 이 전 준장 역시 국회 봉쇄와 함께 부하들에게 ‘문을 부숴서라도 끌어내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하기 위한 핵심 임무를 수행했다고 봤다. 김 전 준장에 대해서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수사관 49명을 국회로 출동시키고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을 우선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반면 박 전 본부장에 대해선 “방첩사의 수사관 지원 요청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서라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고 전 대령에 대해서도 선관위 과천청사 서버실 확보 목적이 선관위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란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 헌재 ‘병역거부자 일괄해고’ 조항 헌법불합치…“소명 기회 부여해야”

    헌재 ‘병역거부자 일괄해고’ 조항 헌법불합치…“소명 기회 부여해야”

    헌법재판소가 27일 병역기피자가 국가기관이나 사기업 등에 재직할 경우 해직하도록 규정한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A씨가 청구한 병역법 제76조 헌법소원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관 9명 중 5명이 헌법불합치, 김복형·마은혁 재판관 2명이 단순위헌 의견을 냈다.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냈다. 해당 조항은 2028년 2월 29일까지 계속 적용되며, 국회는 그때까지 개정 작업을 마쳐야 한다. A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2015년 인천병무지청에 의해 형사고발돼 재판을 받았다. 종교적 양심에 따른 현역 입영 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2020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인천병무지청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발하면서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 처리됐다. A씨 측 주장에 따르면 인천병무지청은 병역법 76조를 근거로 A씨를 퇴사시키지 않으면 형사고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2023년 10월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병역법 76조 1항 2호는 국가기관, 지자체장 또는 고용주가 징집·소집을 기피 중인 사람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고, 재직 중인 경우 해직하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병역기피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병역의무자에게 의견과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이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심판대상 조항은 병역의무자에게 소명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역의무자의 권익 보호에 필요한 절차적 보장 없이 병역자원 확보와 병역 부담의 형평성이라는 공익만을 일방적으로 우위에 둔 것으로, 공익과 사익 간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재는 단순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택한 이유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제도의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며 “이는 절차적 측면의 위헌성을 지적한 이 결정의 취지와 달리,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해직할 수 없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병역법상 ‘병역기피’는 법정기간 내 입영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까지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위헌 의견을 낸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병역법이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고, 문제의 조항의 해직 대상이 광범위하며 병역기피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할 여지를 두지 않았다”며 해직 제도 자체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반면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병역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해직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병역기피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해 병무청이 해직 대상을 재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면 해직 제도의 형평성에 큰 의문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제도 부재, 헌재서 위헌 결정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제도 부재, 헌재서 위헌 결정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와 그의 자녀가 국내 출생 외국인의 출생신고와 관련한 입법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입법부작위는 입법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한 것을 의미한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에 관한 등록만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의 출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A씨는 2008년 비전문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해 2016년 베트남 국적의 부인과 결혼했다. A씨 부부는 승인된 체류 기간을 넘겼고, 지난 2019년 한국에서 아이를 출산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어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A씨는 외국인 출생등록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만장일치 위헌임을 결정하며 “아동이 태어난 즉시 그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로서 내국인·외국인 여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아동에게 보장되도록 입법을 통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입법자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출생등록제를 입법화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이 해당 법률조항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 경북도, TK통합 위한 법리적 당위성 찾는다…헌법학자대회 개최

    경북도, TK통합 위한 법리적 당위성 찾는다…헌법학자대회 개최

    경북도가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법리적 토대 마련에 나선다. 도는 오는 28~29일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리는 ‘제8회 헌법학자대회’에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의 조기 실현을 위한 헌법적 당위성과 입법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고 27일 밝혔다. 대회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헌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TK 행정통합의 완결성을 높일 법리적 토대를 점검한다. 우선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과 새로운 법적 지위 부여가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 원리에 부합하는지 근본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주민투표 실시의 필수성 여부를 포함해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법적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절차적 정당성의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광역단체의 통합 구조는 물론 조직·인사·재산 승계 등 행정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헌 요소도 검토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이번 대회에서 도출된 헌법학자들의 법리적 성과를 토대로 국회를 적극 설득하여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 고치겠다던 상속세·근로소득세는 왜 개편 안 하나[전경하의 집중]

    고치겠다던 상속세·근로소득세는 왜 개편 안 하나[전경하의 집중]

    부부 재산분할, 상속보다 이혼 유리위장 이혼 아니면 증여세 내지 않아한국은 상속 재산 전체에 세금 부과 각자 받은 몫에만 과세하는 게 맞아미국·영국에는 ‘배우자 상속세’ 없어근로소득세 과표, 물가연동제 필요명목임금에 부과하면 ‘사실상 증세’면세 구간·공제·감면도 함께 손봐야세금은 예측 가능성·종착지가 중요증세·감세 필요한 영역 나눠 논의를대선을 앞둔 지난해 상반기 더불어민주당은 상속세와 근로소득세 개편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의 세제개편안이 나왔지만 해당 내용은 없다. 정책 변화를 언급한 것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의도였다면 후속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반면 ‘집값 잡는 데 쓰지 않겠다’던 세금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논쟁의 핵심이 됐다. 상속세와 근로소득세 개편 논의가 나올지, 나온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쯤 실현될지 궁금하다. ●이혼이 고민되는 부부 재산분할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이혼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받을 재산분할액은 아직 미정이다. 최 회장이 9440억원을 주라는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재상고했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액이 수천억원대로 예상되는데 노 관장은 이 금액에 대해 증여세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재산분할이 아닌 상속이었다면 최고 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은 평가액을 20% 할증하므로 상속된 주식의 세 부담은 시가의 60%가 된다. 재정경제부가 창업자가 사망한 게임업체 넥슨의 2대 주주가 된 이유다. 당시 유족들은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주식을 물납했다. 지난 5월 유족들은 주식 일부를 되사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물납받은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에서 아주 좋은 매각 사례”라고 언급했다. 세제를 담당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상속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부부간 재산분할은 상속보다 이혼이 훨씬 유리하다. 종종 위장 이혼 여부를 두고 세정당국과 소송도 발생한다. 유명한 대법원 판례가 2017년에 나왔다. 사건 당사자인 미망인은 30년간 혼인 상태였고 남편에게 전처 소생 자녀 5명이 있었다. 그는 상속 분쟁을 피하려고 82세 남편을 상대로 이혼·재산분할 소송을 했다. 조정 결과 현금 10억원과 40억원의 약속어음 채권을 받았는데 이혼 이후에도 같은 집에 살면서 남편을 돌봤다. 남편은 이혼 7개월 뒤 사망했다. 관할 세무서는 위장 이혼이라며 증여세를 부과했다. 대법원은 위장 이혼으로서 무효가 아닌 이상 재산분할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다만 재산분할액이 지나치게 과대하고 조세 회피 수단에 불과하다면 정상적 재산분할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며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듬해 서울고법은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기여도 등에 비춰 합당한 재산분할액이라며 증여세 처분을 취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3월 ‘(재산의) 수평이동’이라며 “배우자 상속제 폐지에 동의할 테니 이번에 처리하자”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상속세 부과 방식 개편, 배우자 상속세 폐지 등을 주장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5월 유산취득세 도입을 담은 상속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상속세는 사망자 재산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와 각 상속인이 받는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있다. 상속세의 목적이 상속으로 얻은 경제적 능력에 과세하는 것이라면 피상속인 전체 재산보다 상속인 각자가 실제 얻은 재산을 기준으로 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조세의 응능부담 원칙에 맞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산세 방식은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덴마크 등 4개국이다. 그런데 미국, 영국, 덴마크는 배우자 상속세가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4개국이다. 유산세는 다자녀 가구에 불리하다. 외자녀가 10억원을 상속받은 경우와 자녀 두 명이 각각 10억원을 상속받은 경우를 비교해 보자. 자녀 두 명의 상속세는 각각 10억원이 아닌 20억원 기준으로 정해진다. 상속세 연대납부 의무도 생긴다. 상속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상속세도 여기에 불을 지른다. 상속세도 고령자·장애인 등 인적공제가 있다. 상속재산 전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 공제가 적용되는 효과가 희석된다. 역시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상속증여세법은 상속 개시일 10년 이내에 상속인이 미리 받은 재산은 물론 비상속인이 5년 이내에 받은 재산도 더해서 계산한다. 만약 창업주가 임직원에게 주식 등을 증여하고 5년 이내에 사망하면 상속재산에 포함돼 세율이 높아질 수 있다.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상속세 납부 인원은 지난해 2만 2524명으로 2020년(1만 181명)의 두 배가 넘는다. 기재부의 상속세 개편 입법안에 대해 참여연대는 자산 규모가 크고 자녀가 많을수록 상속세 감면액이 많아지는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 참여연대는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려면 세수 중립성과 조세 형평성 확보를 위해 과세표준(과표) 구간 조정, 공제 항목 축소, 세율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편은 필요하다. ●李대통령 “월급쟁이는 봉인가” 지난해 1월 민주당에 ‘월급방위대’가 출범했다. 당대표 직속기구로 소득세 과표의 물가연동제를 검토했다. 당시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월급쟁이는 봉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물가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안 올라도 누진제에 따라 세금이 계속 늘어난다”며 사실상의 증세를 고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은 과표 구간이나 공제금액을 올리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득이 커질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과세 체계에서는 명목소득이 늘어나면 소득자들이 세율이 높은 상위 구간으로 밀려 올라간다(bracket creep). 국회예산정책처는 2007년 ‘물가상승에 의한 소득세 부담 증가 완화를 위한 정책대안’에서 소득세 과표 구간 및 각종 공제제도의 기준금액을 물가에 연동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리 정해진 규칙에 의해 불확실성이 줄고 가구의 소득세 부담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22개국이 물가연동제를 실행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올해 적용되는 소득공제금액과 과표구간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소득공제금액은 지난해 3만 1500달러(부부공동신고)에서 올해 3만 2200달러로 인상됐다. 최고 소득세율(37%)이 적용되는 소득금액은 75만 1600달러 이상에서 76만 8700달러 이상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2023년 최저 소득세율 6%가 적용되는 과표 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소득세율 15%가 적용되는 과표 구간의 상한선은 4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였다. 다른 구간은 그대로 둬 서민·중산층만의 감세 효과를 추구했다. 8800만원 초과부터 소득세율 35%가 적용되는데 2009년부터 18년째 그대로다. 이후 소득세 개편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38%에서 45%까지 올리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영국은 2021년 물가연동제 적용을 2026년까지 배제했다. 세수 부족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에서 2031년까지 적용배제를 연장했다. 물가연동제라는 규칙은 갖고 있고 세수 상황에 따라 탄력 대응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세를 언급할 때 높은 면세자 비중이 거론된다. 꾸준히 내려왔지만 32.5%(2024년 기준)로 미국(30.9%), 캐나다(13.6%), 일본(14.5%)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적용한다면 면세점과 각종 공제·감면 등 조세지출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경제적 합리성 보장돼야 고소득·자산가가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얼마나 많이 내야 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세금은 재산권 제한이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과 경제적 합리성 등이 보장돼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다른 중요한 원칙도 세웠다. 주거 목적으로 한 채만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하고 별다른 재산이 없는 주택 보유자에게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 없이 과세하는 것은 피해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고령자·장기보유공제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완화 등이 나왔다. 올해 발표된 종부세 개편안은 이 항목을 일부 손봤다. 주택 보유자들이 만들어 내지 않은 부동산가격의 폭등까지 더해져 세금의 예측가능성은 훼손됐고 계산 과정은 난수표 수준으로 복잡해졌다. 세금은 납세자가 모두를 부담하지 않는다. 법인세는 가격으로, 주택에 부과한 세금은 임대료나 자산가격으로 일부 전가될 수 있다. 조세 정책은 종착지도 따져 봐야 한다. 매년 발표되는 세제개편안에서 세제의 유지·보수와 정책적 목적의 증세·감세가 필요한 영역을 나누자. 물가상승에 따른 과표구간·공제금액 조정 등을 자동화·정례화하면 입법 지연 등에 따른 왜곡이 줄어들 수 있다. 집값 안정, 지역균형발전, 특정산업 육성 등 정책적 목표를 위한 세금은 목적, 부담계층, 세수효과와 사용처 등을 적극 논의해 보자. ‘좁은 세원 높은 세율’의 우리나라 세정구조는 납세자 간 부담의 불균형을 키워 조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에는 부정적이다. 이제는 고쳐야 한다. 전경하 논설위원
  • 미 대법, 트럼프 ‘우편투표 제한’ 허용… 중간선거 적용은 미지수

    미 대법, 트럼프 ‘우편투표 제한’ 허용… 중간선거 적용은 미지수

    미국 연방대법원이 우편투표를 일부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우편투표 제한 조치가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우편투표 개편 관련 행정명령을 올해 중간선거에서 시행하도록 허용해 달라는 긴급 신청을 받아들였다.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반대했지만, 보수 성향 6명이 찬성하면서 인용됐다. 이날 대법원의 결정은 하급심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은 해당 행정명령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고, 연방항소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행정명령이 소송을 제기한 주들에 피해가 없는 ‘내부 지침’인 만큼, 집행정지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봤다. 다만 대법원은 “이번 처분이 정부가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조처가 반드시 합법적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합법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로 정부는 우편투표 제한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중간선거까지 두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실제로 효력을 발휘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우편투표가 부정선거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주별 유권자 명단을 작성해 각 주에 보내고, 우정청(USPS)은 이 명단에 있는 유권자에게만 투표용지를 보내도록 하는 등 우편투표 개편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민주당이 주도하는 23개 주 등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 [사설] 자꾸 커지는 대법원 개편 논의, 대법관 공백부터 해소를

    [사설] 자꾸 커지는 대법원 개편 논의, 대법관 공백부터 해소를

    대법관 서면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장이 충돌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더 길어질 우려가 커졌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5개월 넘게 비어 있다. 다음달 7일 이흥구 대법관까지 퇴임하면 두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될 수 있다.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최고법원의 기능 마비로 번져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갈등 과정에서는 대법관 추천 절차도 손보겠다고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대통령이 제청 후보를 반려하더라도 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리지 않도록 법 개정을 주문했다. 제청이 무산되면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되풀이해 후보군을 새로 짤 수 있는 현행 규정을 민주당은 ‘법의 빈틈’이라고 주장한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법원행정처가 과거 사법농단의 진원지로 지목된 전력도 있다. 그러나 행정처 폐지와 이를 대신할 기구 신설은 여러 차례 논의됐음에도 간단히 매듭되지 못했다. 외부 인사가 법관 인사에 관여할 경우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와 위헌성 때문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도 유사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추천 절차를 보완한다는 명분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까지 실질적으로 제약한다면 자칫 정치적 압박이라는 의심을 자초할 수 있다. 대법관 추천 절차와 법원행정처 개편은 성격과 쟁점이 다른 사안인 만큼 이번 갈등을 계기로 한꺼번에 밀어붙일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당장은 후임 인선부터 매듭지어야 한다. 권한 다툼에 매몰돼 사법 공백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 그 부담은 결국 재판을 기다리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제도 개편은 당면한 인선 갈등과 분리해 충분히 논의하되 최고법원의 정상화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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