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비상> 브라질 “올림픽 때 임산부 사절”…‘모기와 전쟁’ 선언

<지카 비상> 브라질 “올림픽 때 임산부 사절”…‘모기와 전쟁’ 선언

입력 2016-02-02 08:24
업데이트 2016-02-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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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소두증 확산규모 몰라”…올림픽 때 창궐우려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에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비상이 걸린 브라질이 여행객 제한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조치까지 감수하고 보건당국이 민간시설에 자유롭게 진입해 방역작업을 할 특별 권리를 부여하는 등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와 국가적 총력전에 들어갔다.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은 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임신부에게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방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바기네르 장관은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은 임신부에게 심각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방문을 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방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즉각적으로 나온 조치다.

모기가 주요 매개체인 지카 바이러스는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의 두뇌를 손상해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두증을 지닌 신생아의 90%는 나중에 지능이나 신체 발달이 부진한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임신부들의 두려움이 증폭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나, 통계적으로 볼 때 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지역에서 소두증 신생아의 비중이 늘었다.

마르셀루 카스트루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연구원들이 브라질에서 신생아 소두증 확진이나 의심 사례 3천700건의 원인이 지카 바이러스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스트루 장관은 “상황이 심각하고 우려스럽다”며 “소두증 사례가 매주 늘지만, 우리는 그 사례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오는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세계 최대의 국제종합체육대회인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이 기간에 임신부 관광객들이 감염에 노출될 것이라는 위험뿐만 아니라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가 지구촌으로 확산할 수도 있어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2014년 자국이 개최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때 지카 바이러스가 건너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과학자들도 이런 의심에 무게를 싣고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스포츠 대형 행사가 질병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카스트루 장관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다음 주부터 지방정부가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주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소가 그때까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트루 장관은 지카 바이러스의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확산을 방지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80%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며 “많은 이들이 증상 없이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상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은 없고, 미국과 브라질 의학자들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바기네르 수석장관은 “운이 좋다면 백신을 개발할 때까지 3년이 걸리겠지만 5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퇴치하는 것이 이런 상황에서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방역요원들이 법원 영장이 없이도 민간시설에 들어가 모기 서식환경을 조사하고 박멸작업을 펼치도록 하는 특별조치를 발표했다.

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방역요원들은 이 조치에 따라 주인이 자리를 비운 집이나 민간시설에도 들어가 고인 물을 제거하는 등의 작업을 펼칠 수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곧 대국민 연설을 통해 주요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협력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모기퇴치 작업에 동원되는 노동자들의 노조 가운데 하나는 자신들도 모기에 물릴 위험성이 있다며 파업을 경고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방역요원들이 유니폼, 선스크린, 모기 퇴치제 등을 지급받아 더 나은 근로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보건부가 4일까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1차로 7천 명이 파업에 들어가고 추가로 22만 방역요원들이 전국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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