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포렉시트 우려…그리스 사태 ‘脫유럽’ 도화선되나

브렉시트·포렉시트 우려…그리스 사태 ‘脫유럽’ 도화선되나

입력 2015-06-28 12:53
수정 2015-06-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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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구조적 결함 노출’회원국들 위기’ 지속될 듯

그리스가 정치·경제 통합의 상징인 유럽 대륙을 뒤흔들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임박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나오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포렉시트(포르투갈의 유로존 탈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의 불똥이 튀면서 남부와 동유럽 국가들의 금융시장도 삐걱대고 있다.

특히,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 시스템의 구조적인 허약성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이 단일 통화로 묶이면서 물가, 금리, 환율 등의 정책을 자국 경제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 사태가 봉합되더라도 유로존에서는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진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스발(發) 악재는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불안 등과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에 예상을 뛰어넘는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가면서 한국의 주식, 채권, 외환시장 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 유럽 경제가 흔들린다면 이 지역으로의 한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브렉시트·포렉시트 등도 관심 대상으로

28일 세계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그렉시트 우려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논쟁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렉시트 문제는 지난달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예상 외의 압승을 거두면서 불거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 회원국들과 EU 협약 개정 협상에 나선 뒤 이를 토대로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의 운명을 결정할 국민투표까지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지만 영국 안팎에서는 브렉시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내부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고 주변 국가 정상들은 브렉시트의 파장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렉시트 우려감은 다른 유럽국가로도 번져가는 상황이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에서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달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는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이 참여한 좌파 연합이 주요 도시 의회를 장악했다. 좌파 연합은 2011년 스페인 정부의 긴축 조치에 항의한 ‘분노하라’ 시위를 이끈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세력이다.

오는 9∼10월 총선이 예정된 포르투갈에서 여론조사 결과 앞선 사회당은 긴축에 반대하고 세금을 감면하고 임금을 인상하고자 한다.

이는 포르투갈이 지난 2011년 재정위기에 빠진 뒤에 구제금융 조건으로 채권단에 약속했던 긴축재정 계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포르투갈에서 사회당이 집권한 뒤 그리스의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처럼 재정개혁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단과의 갈등이 불가피하고 이는 구제금융 중단과 포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있을 스페인 총선 등을 고려하면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이 그리스에 잘해주면 스페인 등에서 극좌들이 득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그리스 사태 불똥…남부·동부 유럽 부도위험 커져

그동안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과 벌인 구제금융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리스는 물론 남부와 동부 유럽의 부도위험은 부쩍 커졌다.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그리스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26일 기준)은 2,329.16bp(1bp=0.01%포인트)로 올해 들어 배 이상 올랐다.

불가리아, 스페인, 폴란드, 이탈리아 등 남부와 동부 유럽 국가들의 부도 위험도 덩달아 솟구쳤다.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 우려가 이들 국가의 CDS프리미엄 수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동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스위스 UBS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경제가 유럽연합(EU)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교역과 투자 면에서 그렉시트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의 부도위험은 앞으로 더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며칠 간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협상 전망이 밝게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안도 장세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신환종 연구원은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이 이뤄지는 쪽으로 시장 관심이 쏠려 이를 시장이 반영했다”며 “시장의 선반영이 있었던 만큼 그렉시트 우려감으로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렉시트 우려감은 그 자체로 시장을 흔들 악재인데 신흥국 위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다른 재료가 맞물린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리스 잡음에 더해 올해로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글로벌 자금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도 신흥국의 불안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자산시장이 흔들리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좋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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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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