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상 결렬에 총파업, 끝내 파국 맞겠다는 삼성전자 노조

[사설] 협상 결렬에 총파업, 끝내 파국 맞겠다는 삼성전자 노조

입력 2026-05-20 18:43
수정 2026-05-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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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2차 사후조정 협상마저 결렬
정부, 긴급조정권 머뭇대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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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장 떠나는 노사
협상장 떠나는 노사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왼쪽)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2026.5.20 공동취재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어제까지 이어진 공식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오늘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앙노동위원장이 직접 조정위원으로까지 나섰지만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국가 경제 전반에 겪어 보지 못한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국가 경제의 재앙으로 번질 수 있는 파국이 눈앞에 닥치게 된다.

어제 사후조정 절차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노측은 수락했으나 사측이 입장을 유보하며 서명을 거부해 불성립됐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핵심 쟁점에서 양측 간 이견이 상당히 좁혀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기준이 발목을 잡았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가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포기하면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향후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서라도 성과에 기반한 보상 원칙은 지켜져야 마땅하다.

협상 결렬에도 노사 양측이 물밑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노조는 “파업 기간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고, 사측 역시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도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정이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해야 한다.

파업이 끝내 불가피해진다면 정부는 선제적으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피해만 최대 100조원으로 추산되는 데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대 0.5%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과급 파동이 사회 전반에 충격과 갈등의 불씨를 던지고 있다. 기준과 원칙 없이 고임금 노조가 완력으로 얻어내는 막대한 보상금에 숱한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허탈해 한다. 사용자 범위 확대, 노조 대상 손해배상 청구 봉쇄 등 노란봉투법의 폐단도 분명해졌다. 노봉법이 없었다면 경영상 결정 범위에 있는 성과급이 정당한 쟁의행위로 둔갑하지 못했다. 고율의 성과급 요구가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일파만파 번질 수 있다. 지금부터 풀어야 할 숙제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2026-05-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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