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의 직설대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변화없는 보수는 생존 못해… 연합·합당론에 안 휘둘릴 것”

[박성원의 직설대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변화없는 보수는 생존 못해… 연합·합당론에 안 휘둘릴 것”

박성원 기자
박성원 기자
입력 2026-04-23 13:59
수정 2026-04-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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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책의 순수성으로 보면 제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다만 박정희식 전체주의나 윤석열식 검찰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자유주의 성향”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지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책의 순수성으로 보면 제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다만 박정희식 전체주의나 윤석열식 검찰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자유주의 성향”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지훈 기자


尹, 보수진영에 반면교사로 남아야

張, 실패한 ‘황교안 모델’과 유사

국힘과 단일화? 정합성 안 맞아

지금의 국힘 속 오시장과 연대 어려워

6·3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리더십을 회복하지 못하고 정권에 대한 견제역할도 난망한 상황이다. 36세에 국민의힘 당대표에 올라 대선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도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사실상 쫓겨나다시피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그를 만나 파산 지경의 보수 혁신에 대한 구상과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지각변동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이 대표는 “보수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기로에 서 있다”면서 “전환하지 못하는 보수진영의 연합이나 합당론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의 쇼츠 생성기 개발을 위해 직접 코딩작업을 함께 한 걸로 알고 있다.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선거에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보나.

“개혁신당은 당직자가 10명 남짓이고, 재정 규모도 양당에 비해 20분의 1밖에 안된다. 지난 대선을 우리가 3석으로 완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 덕분이다. AI 시대에는 인력이나 자금 부족같은 것이 작은 당에 결코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팀 미라이’가 가능하다는 말인가. (일본의 신생정담 ‘팀미라이’는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유권자가 질문하면 24시간 내내 답변하는 챗봇인 ‘AI안노’를 활용해 11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팀 미라이는 일본의 정체된 정치 때문에 주목받은 측면도 있다. 개혁신당의 준비나 AI에 대한 투자는 팀 미라이 못지 않다. 팀 미라이의 성과를 확장하고 그에 못지 않은 시도들을 지방선거 이후에도 해나갈 것이다.”

―이 대표는 기성세대와는 좀 다른 정치스타일을 보여왔다. 컴퓨터에서 튀어나오듯 빠르고 막힘 없는 말투, 사람에 대한 직설적 평가 등으로 보수층 일각에선 좀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제가 딸랑거릴 수도 있었겠지만, 선거과정에서부터 강하게 어필했던 건 그리 하면 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새로운 세대에겐 논리적 설득이 중요하다. 제가 ‘X가지’ 없다 소릴 들은 건 윤석열과 싸웠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게 옳았다는 게 증명된 것 아닌가.”

―윤 전 대통령과 자신의 리더십은 어떻게 다른가.

“윤 전 대통령은 평생 누군가를 악인으로 단죄하는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그걸 시시비비하면 자기가 우위에 설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저는 자연과학,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걸 좋아한다. 당대표 시절 지방의원들의 자질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많이 갖고 있으니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서 자질 검증을 강화하자고 했다. 시험제도를 도입해 의정활동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꽤 많이 걸러냈다.”

이 대표는 “법학을 한 분들은 상대를 쓰러뜨리면 내가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조국이라는 사람의 문제점을 밝혀내 정치적 인물로 발돋움했지만, 그런 능력이 국가를 통치하는 능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는 말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보면서 드는 소회가 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을 당했다. 그 분은 나를 발탁해서 정치를 하게 해준 분이다. 제가 고마움을 갚는 길은 ‘이준석 발탁은 박근혜가 잘한 것 중 하나’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어떠한 좋은 기억도 없다. 제가 당대표가 된 다음에 대선후보로 선출됐고, 당선시켜 놨더니만 저를 바로 내쫓았다. 저한테는 한동훈 전 대표와 달리 배신자론이 먹힐 수 없다. 어떤 연민과 동정도 느끼지 못한다. 윤석열이라는 사람은 보수진영에 반면교사로 남아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탄핵·파면된지 1년이 넘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윤 어게인’ 세력과 선을 긋지 못하는 모습인데.

“지금까지 10여년 동안 보수진영이 전국단위 선거를 이겨본 건 김종인-이준석 조합밖에 없다. 지금 장 대표는 2020년 총선 때 실패한 황교안 전 대표 모델과 비슷하다. 국민의힘은 지금 장수가 없는 병력이다. 개혁신당은 병력이 없는 장수다. 우리는 병력을 키우면 되겠지만, 저기는 장수가 없어 보인다. 우리는 (이기는) 모델이 있다.”

―개혁신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를 냈고 경기지사도 후보를 낸다는데 국민의힘과 따로따로 후보를 내는 건 여당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닌지.

“총선 때도, 대선 때도 비슷한 말이 나왔지만 그런 것에 관심을 안 갖는다. 저는 동탄 국회의원 선거 때도 단일화 안 하고 이겼다. 일본만 보더라도 지난 2월 총선거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선거연대를 했지만 몰락해버렸다. 충분한 설명과 논리적 정합성이 안 맞으면 덩어리가 커지는 게 아니라 축소될 수 있다. DJP연합처럼,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한테 절반을 떼어주는 정도의 용기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2012년 총선 때 통진당이 민주당과 선거연대 했을 때도 깨지지 않았나. 지금 그런 정치공학은 답이 아니라고 본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한길씨 등 부정선거론자들을 상대로 끝장토론을 벌였는데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부정선거론이 위험한 게, 모든 선거를 부정선거로 치부하면 새로운 도전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들이 자기논리를 엉성하게 만들다 보니까 조희대 대법원장까지 뭐 카르텔 일원이고 부정선거를 했다, 이런 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하는 거다. 돈키호테가 풍차 같은 걸 악인으로 상정하고 돌격하듯, 끊임없이 악인을 찾고 돌격하고 이러면 대안을 찾고 가설을 검증하는 탄탄한 정치가 이뤄지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60%를 웃돈다. 어떻게 보나.

“보수가 계엄 탄핵 이후, 대선 패배 이후 계속 보여주는 모습이 퇴행적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부정선거론 같은 게 중도층의 마음을 달아나게 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지방선거 마치면 국민의힘 정강정책부터 고쳐서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고 당명개정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거 딱 황교안 모델이다. 자유한국당을 미래통합당으로 이름 바꾸고 했던 것. 콩 심은 데 콩 난다. 황교안 대표랑 똑같은 거 심어갖고 다른 결론이 나오겠나. 장 대표는 선거에 지면 그런 일의 주체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보수진영이 4, 5개 시도지사 자리를 지키면 많이 지키는 셈이 될 것이다. 여당은 정청래 대표 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명청간 분열의 기운이 나오고 있다. 보수진영은 영남에서 헤게모니를 상실하면 패닉이 올 것이다. 보수는 이기는 길을 선택할 것이냐, 검찰주의나 부정선거론 이런 걸 주워먹으며 한번 더 고생할 거냐, 기로에 설 것이다.”

―야권의 정계개편 전망은.

“정계개편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개혁신당은 수도권 중심의 AI 네이티브 정당으로 가려 하고, 국민의힘은 레거시 시스템을 AI 시대에 맞게 전환하는 AX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할 거다. 확 변화를 주지 않으면 보수층이 못 살아남는다. 변화의 주체는 개혁신당이 될 것이다. 개혁신당에 합류한다면 모를까, 우리가 보수진영의 연합이나 합당 논리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혹은 이념적 정체성은 뭐라고 생각하나.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제가 아마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일 거다. 대표 때나 대선 때 규제철폐에 대한 입장부터 그렇다. 여러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도, 이번 추경 같은 경우도 저희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민주당과 야합해서 추경을 합의통과시켰다. 정책의 순수성으로 봤을 때는 제가 가장 오른쪽일 거다. 다만 박정희식 전체주의나, 윤석열식 검찰주의 같은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입으로는 계속 자유를 말했지만, 정당정치에 개입해 당대표만도 4, 5명을 쫓아내느라 난리쳤다. 그게 어떻게 자유주의자인가. 보수가 진정 오른쪽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수의 통합과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과 소통을 자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친하지만, 국민의힘이라는 요소를 떼어놓고 얘기할 순 없다. 국민의힘이 저러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연대하기는 쉽지 않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달리 여권이 주도하는 소위 단계적 개헌안 발의에 참여를 했는데.

“첫째, AI시대에 헌법이 너무 경직성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내용적으로 이번 개헌안에 굳이 반대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3분의2, 그러니까 197석은 돼야 하고, 그러자면 국민의힘에서 10석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가능하다고 보나.

“어려울 거라고 본다. 개헌안은 기명투표로 해야 하는데, 찬성하면 배신자로 찍힐 테니까.”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20만 명대 증가로 3월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라고 하는데 청년고용은 계속 내리막으로 1년 전보다 14만 7000명이 줄었다. 청년층은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고용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은 상승했는데.

“AI 확산이 젊은 세대의 장점이랄 수 있는 학습능력과 체력, 이런 것들을 대체해버리고 있다. 대학에서 지금 필요 없는 지식을 너무 공부하다가 간판만 달고 나오는 상황이다. 대학교육만 받고 시장에 뛰어들면 경험 면에서 기성세대한테 이기기 어렵다. 과감하게 전공을 통폐합하고 사회진출을 앞당겨서 경험을 좀 더 보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정년도 그냥 연장하면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나 이런 걸 강화하고 은퇴를 한 사람들에겐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선진국들 사이에선 AI 경쟁에 한창 불이 붙고 있고, 인재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는 의대 쏠림 현상이 크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이나 확보를 위한 국가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도 의대 선호, 변호사 선호가 있지만 왜 실리콘밸리에 계속 인재가 들어가느냐, 그것은 떼돈을 벌 확률 때문이다. 의대는 안정적으로 연 4~5억 버는지 모르겠지만, 벤처에서는 잘하면 수백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떼돈을 버는 길 자체가 상당히 차단돼 있다. 사업아이템을 발굴해도 금융위에서 안 된다고 한다. 떼돈을 벌 확률을 두루 좀 높여놔야 인재의 분산을 이뤄낼 수 있다.”

―이 대표가 정치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30년 전 상계동 초등학생이었던 이준석이 대한민국 정치 한복판에 들어와서 이런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에 기회의 사다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 기회의 사다리를 유지시켜 나가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다.”

이준석 대표는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과학고, 미국 하버드대(컴퓨터과학·경제학)를 졸업했다. 2011년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를 창업,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비상대책위원에 발탁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복귀했다. 2021년 6·11 전당대회에서 만36세 나이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2022년 대선 때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 당지도부와 불화 끝에 탈당한뒤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2024년 총선(경기 화성을)에서 국회에 입성했고, 2025년 대선에 출마해 8.34%를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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