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본명 김영일)씨가 18일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사건 재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인혁당이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의 배후라는 유신정권의 발표는 거짓이며 인혁당 사건은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인혁당 사건 재심공판에서 “학생운동은 자금을 지원하는 곳이 ‘상부선’인데 민청학련은 내가 지학순 주교에게서 받아 전달한 120만원을 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그는 “중앙정보부는 인혁당 연루자 여정남씨가 민청학련 이철씨에게 건넨 2000원을 근거로 배후라고 했지만 그 돈은 공작금이 아닌 교통비에 불과하다.”며 당시 발표결과를 반박했다.
김씨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됐다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항소를 포기했다. 또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에 서명 날인한 것을 두고 혐의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변호인측 신문에는 “당시는 헌법을 어긴 유신정부에 맞서 ‘법이 아닌 건 따르지 말자.’는 뜻에서 그런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증인신문을 마치고 “인혁당 사건은 조작됐고 법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들을 복권하는 게 위대한 민주역사를 만드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6-09-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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