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도 표기 복원] ‘독도 복원’ 피말리는 외교전

[美 독도 표기 복원] ‘독도 복원’ 피말리는 외교전

김균미 기자
입력 2008-08-01 00:00
수정 2008-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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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문제 왜 떠안나” 美 설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기까지 일주일 동안 피말리는 외교전이 펼쳐졌다.

지난 25일 BGN이 해외지명웹사이트의 독도 영유권을 한국·공해에서 새로운 코드인 ‘주권 미지정 지역(UU)’으로 바꾼 사실을 주미대사관은 다음날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이태식 대사는 27일 사과하고 이를 되돌리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이 대사는 28일 오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제임스 제프리 부보좌관과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잇따라 만나 유감을 표시하며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대사는 특히 제프리 부보좌관에게 “수십년 동안 같이 산 아내를 다른 남자가 갑자기 자기 첩이라고 우긴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민감한 한·일간 문제를 왜 미국이 떠안으려 나서느냐.”고 설득했다. 이 대사는 독도와 비슷한 상황인 센카쿠열도는 표기를 그대로 둔 채 독도만 바꾼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쇠고기 문제로 한국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 문제를 건드린 것은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의 설명을 들은 제프리 부보좌관은 공감을 표시한 뒤 “부시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파악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팀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고, 지리학자 2명을 급파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미국으로 달려가 지인들을 통해 원상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때마침 워싱턴을 방문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박진·김효석·김부겸·황진하·류근찬 의원 등도 30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BGN을 직접 찾아갔다.

분수령이 된 것은 29일 낮 12시30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을 위한 정부·민간의 첫번째 합동 대책회의. 이 대사는 회의장에 들른 부시 대통령을 의전상 결례를 무릅쓰고 따라 나가 직접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리적인 문제지요. 잘 알고 있다.”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니 국무부와 잘 협의하라.”고 말했다.

오후 1시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태국 언론과의 공동회견에서 원상회복 결정을 처음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지시는 잠시 뒤 제프리 부보좌관을 통해 이 대사에게 통보됐다.BGN은 오후 5시쯤 웹사이트의 독도 표기를 일주일 전 상태로 되돌려놓음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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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im@seoul.co.kr
2008-08-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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