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발령 억울하니 수당 챙겨야지”…초과근무 대리서명시킨 공무원의 최후

“섬 발령 억울하니 수당 챙겨야지”…초과근무 대리서명시킨 공무원의 최후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26-02-24 11:07
수정 2026-02-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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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발령이 불만스럽다며 부하 직원에게 초과근무 대리 서명을 지시하고 수당을 챙긴 공무원이 중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김원목)는 공무원 A씨가 모 교육청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 도서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던 A씨는 부하 직원 2명에게 자신의 초과근무 확인 대장에 대리 서명을 하도록 지시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그가 지시한 대리 서명은 49차례에 달했다.

그는 이를 통해 초과근무 189시간에 해당하는 237만원의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파악돼 2024년 8월 강등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A씨는 “섬에 발령 난 것도 억울하니 우리는 이렇게라도 수당을 채워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대리 서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교육 당국 감사가 시작되자 그는 “자발적으로 대리 서명을 했다고 하라”며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지 않는데도 부모가 함께 등재된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 부모 관련 수당을 받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실제 초과근무를 했으나 대리 서명이라는 절차상 흠결만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 감사에서 부하 직원들은 “A씨가 먼저 나가면서 대신 서명을 해 달라고 했고 대필한 날에는 복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성실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 사유로 인정하기 충분하다”며 “원고는 초과근무대장 관리자인데도 자발적으로 지침을 어기고 하급자들에게 복무에 대한 부당한 인식을 조장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방공무원의 법규 준수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징계를 함으로써 깨끗한 공직 사회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공익이 원고가 입는 불이익에 비해 절대 작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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