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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뒤 하혈”…미국, 백신-생리불순 연관성 본격 연구

“접종 뒤 하혈”…미국, 백신-생리불순 연관성 본격 연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9-03 15:56
업데이트 2021-09-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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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며 셀카 찍는 여성
백신 맞으며 셀카 찍는 여성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한 시민이 11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2021.8.12
AFP 연합뉴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불순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NIH는 이번 주 초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월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5개 연구기관에 향후 1년간 총 167만 달러(약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IH는 “일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생리불순과 무월경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백신 접종 후 이런 변화가 백신 자체와 연관돼있는지, 변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에 관한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며 “연구진은 백신과 연관된 생리 변화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女교수가 ‘접종 후 생리이상’ 글 올리자 수백명 응답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은 여성들 중 생리불순 등의 월경 이상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포착하고 광범위하게 사례를 수집한 일리노이대학(어바나 샴페인) 생물인류학과 캐서린 클랜시 교수와 워싱턴대학 의대(세인트루이스)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캐서린 리.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은 여성들 중 생리불순 등의 월경 이상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포착하고 광범위하게 사례를 수집한 일리노이대학(어바나 샴페인) 생물인류학과 캐서린 클랜시 교수와 워싱턴대학 의대(세인트루이스)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캐서린 리.
앞서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두 여성 학자가 지난 4월 시작한 ‘백신 접종 후 생리 불순’ 사례 수집 노력이 큰 관심을 끌자 NIH가 상관관계 연구 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두 학자는 일리노이대학(어바나 샴페인) 생물인류학과 캐서린 클랜시 교수와 워싱턴대학 의대(세인트루이스)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캐서린 리다.

클랜시 교수는 지난 2월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생리주기 변화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러자 즉각 수백명의 여성이 답글로 각자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두 연구자는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지난 4월 7일 사례 수집에 착수했고, 지금까지 15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트리뷴은 전했다.

국내서도 ‘접종 후 하혈’ 호소…정부 “연관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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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의 한 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3차 부스터샷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7.12  AF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의 한 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3차 부스터샷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7.12
AFP 연합뉴스
국내에서도 백신을 맞은 뒤 부정출혈, 생리불순 등의 월경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는 경험담이 온라인상에 다수 올라왔다.

지난달 3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성 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리 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아 답답한 현실”이라며 “여성에게는 생리 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하는 하혈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병원에 가면 피임약을 처방해 주거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말만 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청원인의 주장과 달리 월경 이상을 비롯한 모든 이상반응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종 이상반응을 신고할 때 ‘기타’를 선택하고 월경 이상 등을 기록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월경 이상에 대한 연관성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NIH, 5개 연구팀 선정해 기금 지원
미국 NIH는 백신 접종과 생리불순 간 연관성 연구 기금지원 대상에 보스턴대학, 하버드 의대, 존스홉킨스대학, 미시간 주립대,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등 5개 대학 연구팀을 선정했다.

연구기금은 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아동건강 인간발달연구소(NICHD)와 NIH 여성건강연구사무소(ORWH)가 지급한다.

연구기금은 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아동건강 인간발달연구소(NICHD)와 NIH 여성건강연구사무소(ORWH)가 지급한다.

NIH는 “생리주기는 신체 조직·세포와 호르몬 간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통제된다. 수많은 요인이 생리주기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이 면역 세포와 자궁 내 신호 사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것이 생리주기의 일시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리 변화를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팬데믹과 관련한 스트레스, 이로 인한 생활방식의 변화,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 감염 등을 꼽았다.

처음 사례 수집한 학자는 기금 지원 탈락
한편 백신 접종과 생리불순 사례를 수집하고 나선 두 연구자는 정작 NIH의 연구비 지원 대상이 되지 못했다.

클랜시 교수는 최근 본인 트위터를 통해 “NIH에 연구비 지원 신청을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탈락했다”며 “NIH는 백신 접종 후 생리 변화에 대한 유일한 프로젝트에 기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연방 지원금은 통상 돈 많은 연구실로 간다. 우리 같은 ‘슬로우 사이언스’(slow-science)를 하는 여성 학자들의 연구실로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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