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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폭행한 ‘가짜 팀닥터’, 감독 감싸려 사전공모 의혹(종합)

고 최숙현 폭행한 ‘가짜 팀닥터’, 감독 감싸려 사전공모 의혹(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7-07 22:40
업데이트 2020-07-0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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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에 답하는 김규봉 감독
질의에 답하는 김규봉 감독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 선수 괴롭힘 의혹을 받고 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규봉 감독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팀 닥터’가 대한체육회 조사를 앞두고 가해자들과 사전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운동처방사로 고인을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녹취록에 등장하는 안주현씨는 6월 23일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을 옹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팀 닥터’로 알려졌던 안주현씨는 의사는커녕 물리치료사 자격증도 없는 운동처방사였다.

안주현씨가 자진해서 폭행 사실을 인정한 것은 고 최숙현 선수가 스스로 세상을 등지기 사흘 전이었다.

의아한 점은 당시 안주현씨는 체육회 조사 대상에 올라와 있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안주현씨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술을 먹고 고 최순현 선수를 불러 뺨을 몇 차례 때렸고, 폭행 사유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체육회에 제출했다.

또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자신을 말리면서 진정시켰고, 경찰 조사에서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폭행·폭언한 사실 없습니다”
“폭행·폭언한 사실 없습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 선수 괴롭힘 의혹을 받고 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선수들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특히 안주현씨는 김 감독을 향한 오해와 누명을 풀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팀과 관계자들에게 누를 끼친 점을 사죄한다고 했다.

체육회가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 때 보고한 바에 따르면,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가 고 최숙현 선수의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것은 지난 4월 8일이다.

당시 센터는 신고서에 적시된 김규봉 감독과 여자 선수 A씨, 남자 선수 B씨 등 가해자 3명의 조사를 먼저 진행했다고 한다.

의사 면허가 없는데도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씨는 가해자 명단에 없었고, 체육인도 아니었기에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체육회는 설명했다.

그러다가 두 달 반이 지나서야 안주현씨가 먼저 체육회에 자신의 폭행 사실을 알리면서 또 다른 가해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체육회는 전했다.

고 최숙현씨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안주현씨가 체육회 조사 두 달 반 만에 뒤늦게 스스로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선수들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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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공정위 나서는 김규봉 감독
스포츠공정위 나서는 김규봉 감독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 트라이애슬론 감독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장에서 나서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이 때문에 안씨가 감독과 선수들의 폭행 혐의를 벗겨주기 위해 사전공모를 하고선 뒤늦게 스스로 나서 혼자만의 폭행으로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동료 선수들의 폭로, 녹취록, 심지어 ‘감독이 고인의 어머니로 하여금 딸의 뺨을 때리게 했다’는 유족의 증언 등 수많은 정황증거에도 김 감독 등이 국회에서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의혹을 부인한 점도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7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쳐 폭행·폭언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보고 김 감독과 A 선수의 영구제명, 남자 B 선수의 10년 자격 정지를 각각 결정했다.

또 성추행 의혹에도 연루된 안주현씨를 고소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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