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슈만·14일 버르토크 협주곡으로 무대
두 작곡가 마지막 작품으로 짙은 여운과 감동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슈만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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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백건우와 슈만’은 지난달 26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4일), 인천(6일)에 이은 앙코르 여정의 마지막이었다. 슈만의 첫 작품인 ‘아베크 변주곡’부터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등을 거쳐 마지막 작품 ‘유령 변주곡’으로 슈만의 생애를 찬찬히 짚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선보인 프로그램이지만 몇 달 새 훨씬 짙은 농도로 다가왔다. 특히 더 깊어진 ‘유령 변주곡’은 연주자도 객석도 숨죽이며 음을 따라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연주한 뒤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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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설명대로 한 음 한 음 타건은 가볍지만 소리에는 묵직한 의미를 담아 이어 간 백건우는 모든 연주를 마친 뒤 20초 가까이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객석에서도 마음을 보태듯 그의 침묵을 온전히 지켜줬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이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백건우 버르토크 협주곡’을 협연한 뒤 최희준 지휘자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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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다지오 렐리지오소’(종교적인 아다지오)라는 지시어가 붙은 2악장은 차분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찬송가 같은 분위기로 시작됐다가 버르토크가 직접 채보한 경쾌하고 맑은 새소리가 이어진다. 자신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버르토크의 마음을 그대로 풀어낸 백건우에게 객석에서도 그의 치유를 기원하듯 화답의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을 마치자마자 백건우는 15일 오후 파리로 돌아간다. 다만 윤정희에 대한 후견인 지정을 두고 윤정희 동생들과 딸 백진희 사이 법정 공방이 국내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