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美연설 ‘깊은 반성’ 일본어판은 ‘통절한 반성’

아베 美연설 ‘깊은 반성’ 일본어판은 ‘통절한 반성’

입력 2015-04-30 10:54
수정 2018-06-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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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담화에 쓸 가능성’식민지배·침략’ 대신 쓴 ‘행위’ 표현도 주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문은 8월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와 관련한 여러 시사점을 남겼다.

우선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거론한 2차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deep remorse)”이 일본어 번역본에는 “통절한 반성”으로 명시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외무성이 영어로 행한 아베 총리의 연설을 번역해 내외신 기자들에게 제공한 일본어판에는 “통절한(츠우세츠나·痛切な) 반성”이라는 표현이 사용됐고, 그에 따라 30일자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일본 신문들은 1면 톱 기사 제목으로 일제히 ‘통절한 반성’을 뽑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반둥회의 연설을 포함, 올들어 각종 연설 계기에 2차대전에 대한 “깊은(후카이·深い) 반성”이라는 표현을 썼기에 일본인들로서는 아베 총리가 진전된 반성을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더욱이 ‘통절한 반성’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전후 50주년 담화(무라야마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용한 용어였다. 때문에 반성의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무라야마담화의 일부 표현을 계승한 듯한 인상을 줬다.

사실 무라야마담화의 영문판에도 ‘통절한 반성’은 이번에 아베 총리가 사용한 ‘deep remorse’로 표기돼 있는 만큼 번역 자체에는 특이점이 없었다.

하지만 일주일전, 아베 총리의 반둥회의 연설문 영문판에는 ‘deep remorse’라는 표현을 쓰고, 아베 총리는 일본어로 행한 실제 연설에서 ‘통절한 반성’이 아닌 ‘깊은 반성’을 말했다. 결국 7일 사이에 영어로는 같은 표현을 쓰되, 일본어는 ‘깊은 반성’에서 ‘통절한 반성’으로 톤을 높인 것이었다.

도쿄신문의 취재에 응한 일본 정부 당국자는 “의도적으로 (일본어 표현을 ‘깊은 반성’에서 ‘통절한 반성으로) 바꾼 것은 아니다”며 “의미는 같다는 인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연설문의 일본어 표현을 의미없이 바꿨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아베 총리가 8월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에 ‘통절한 반성’을 넣기에 앞서 미리 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여론의 반응을 떠 보려는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지만 설사 ‘통절한 반성’을 아베담화에 쓰더라도 그 반성의 ‘목적어’가 ‘식민지배와 침략’이 아닌 ‘앞선 대전’일 경우 한국 등의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아울러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스스로의 행위(action)로 아시아 각국에 고통을 줬다”며 사용한 ‘행위’라는 단어는 무라야마담화의 핵심인 ‘식민지배와 침략’ 문구의 대체 표현으로 보인다.

이 표현 역시 전후 70년 담화에 그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역사인식 물타기’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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