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메르켈에 부담>

<독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메르켈에 부담>

입력 2014-05-26 00:00
수정 2014-05-2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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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유로 정당 제도권 입성…연정 파트너 사민당 약진

25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처음으로 제도권에 입성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날 독일 방송사의 출구 조사 결과 AfD는 6.5~6.7% 득표율을 올려 96석인 독일의 의석 중 6~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정당은 지난해 출범해 9월 총선에서 4.7%의 득표율을 기록, 연방 하원 의석 확보 기준인 ‘5% 장벽’을 근소한 차이로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유럽의회의 자리를 예약함으로써 독일과 유럽의 기존 정치 질서에 변화를 몰고 올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반(反) 유로 정당 득세는 기존 정치에 대한 반발 영향”

AfD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하자 독일 납세자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부추겨 지지기반을 확보한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 정당이다.

비록, 이 당이 이번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대 승자로 부상했지만, 그 배경은 유로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아니라 기존 정당 구조에 대한 반발 심리 때문이라는 것이 여론조사 기구인 인프라테스트 디맙 등의 분석이다..

이번 선거 출구 조사를 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집권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의 예상 득표율은 36%로 지난해 총선 득표율(41.5%)과 2009년 유럽의회선거 득표율(37.9%)에 못미친다.

그러나 기민-기사당과 연정을 운영하는 중도 진보 사회민주당(SPD)은 예상 득표율이 27.5%로 지난해 총선 득표율(25.7%)을 웃돌았고 2009년 유럽의회선거 득표율(20.8%)에 비하면 약진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연방 하원 의석 확보 기준인 5% 득표율에 미달한 4.8% 득표율로 원외 소수 정당으로 전락한 자유민주당(FDP)은 이번 선거에서는 더욱 쪼그라든 3% 득표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총선에서 8.4%로 부진했던 야당인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두자릿수 득표율로 회복하고 좌파당은 총선(8.6%)과 비슷한 8% 대의 득표율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종합해보면 AfD의 유럽의회 입성은 ‘반(反) 유로’ 노선 자체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기 보다는 자민당의 몰락에 따른 반사 이득이라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베른트 루케 AfD 당수는 출구조사가 나오고 나서 “AfD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유주의 정당, 사회주의 정당, 그리고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했다”고 밝혔다. 이는 AfD가 ‘유로화 반대 정당’이라는 기존 이미지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유로존 재정 위기 극복을 주도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서는 반 유로 정당이 독일에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것 자체만으로 향후 유럽 통합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정 주도권 잡은 사회민주당(SPD) 목소리 커질 듯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기민-기사당 입장에서는 사민당의 선전이 더욱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사민당이 약진한 것은 지난해 12월 연정 출범 이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민당은 시간당 8.5 유로 최저임금제 도입, 연금 수령 시기 63세로 인하 등 지난 총선 때 내걸었던 주요 공약을 연정 초기에 대부분 관철할 정도로 정국 운용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민당의 실세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중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등 독일의 외교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도 사민당의 주요 득표요인이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 성향이 강한 기사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당수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지그마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는 “역사적으로 가장 큰 승리”라고 자평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이 비록 최다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실질적인 전리품을 챙긴 사민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민당 역시 유럽 통합 정책에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독일의 유럽 정책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메르켈 총리로서는 내부 조율에 더욱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 것이 독일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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