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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좌인력 없어 지방의원 노릇 제대로 못하나

[사설] 보좌인력 없어 지방의원 노릇 제대로 못하나

입력 2014-01-18 00:00
업데이트 2014-01-18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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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의 포괄적 의원보좌제도가 추진된다고 한다. 지방의회가 보좌인력을 자율적으로 충원해 활용할 수 있도록 의원들에게 직접 인건비를 보조한다는 것이다. 지방의원 유급보좌관제 도입이 벽에 부딪히면서 나온 대안 성격이 짙다. 이 시점에 굳이 이 같은 사실상의 반쪽자리 의원보좌관제를 추진하는 이유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방의회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유급보좌관제에 여론이 냉담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의원 유급보좌관제 도입이 필요한 측면도 없지 않다. 수십조원의 예산을 다루고 수많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 일을 하는 지방의원들에게 일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그동안 지방의원들이 보여온 행태를 떠올리면 풀뿌리 지방자치의 대의명분마저 무색해진다. 지방의원에 대한 일반의 여론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잊을 만하면 또 비리가 줄줄이 터져 나오고 막무가내식 외유성 해외 연수는 아예 고질이 되다시피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보좌인력이 없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23년 역사의 우리 지방의회가 자질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이유를 잘 따져봐야 한다. 지방의원은 법률에 맞게 조례를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결정하는 게 주된 업무다. 그러나 초라한 조례발의 건수는 그들이 과연 무엇을 생각하며 의정 활동을 하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막대한 예산과 지자체 주요 정책을 다루기 위한 전문성은 보좌관 혹은 다른 형태의 보좌인력을 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원 스스로 도덕적으로 각성하고 철두철미 무실역행의 자세를 가다듬지 않는 한 아무리 돈을 들여 보좌인력을 둔들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지방의원들 각자 스스로의 노력으로 전문 역량을 높여 주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지방 재정의 취약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별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지방의원 보좌인력 논란 자체가 한가하게 비치기 십상이다.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
2014-01-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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