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바뀐 국회… 경제정책 어디로

‘지형’ 바뀐 국회… 경제정책 어디로

입력 2004-04-17 00:00
수정 2004-04-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7대 총선을 계기로 경제정책의 무게가 ‘성장’에서 ‘분배’로 다시 옮겨갈 것인가.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그러나 386세대 초선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열린우리당의 제1당 등극과 서민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로 ‘분배 우선론’에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분양가 공개 등 집권여당의 선거공약과 경제부처의 견해차이가 벌써부터 표출되는 등 경제관련 법안 마련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이 부총리는 “기우”라고 일축하며 본격적인 ‘경제 챙기기’에 나섰다.대대적인 해외IR(국가설명회)도 연다.

거대여당,경제정책 득인가 실인가

이 부총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총선후 경제운용 방향에 대해 “(지난 2월)취임때 밝힌 대로 우리 경제는 성장이 우선이며,이같은 경제정책 기조는 총선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분배로의 회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열린우리당의 공약은 상당부분 정부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민주노동당도 원내에 진출한 만큼 이제는 좀 더 책임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주장할 것”이라며 의미있는 말을 했다.표심에 호소부터 하고 보는 선거전과 의정활동은 다른 만큼 그렇게 정책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재경부는 오히려 경제관련 법안 하나를 입안하더라도 사사건건 거대야당에 발목잡혔던 지난해와 달리 집권당이 제1당이 됨으로써 경제정책 추진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로 이 때문에 ‘이헌재표 경제정책’에 제동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지금까지는 거대야당에 맞서기 위해 경제철학의 차이는 묻어둔 채 ‘공조’를 최우선시했지만,힘을 얻은 이제는 제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민노당까지 가세하게 되면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이자 성장 우선론자인 이 부총리의 입지는 좁아들게 된다.분양가 공개만 하더라도 이 부총리는 “시장원리에 위배된다.”며 거듭 반대입장을 밝혔지만,공약을 앞세운 여야의 공조압력이 예상된다.

빨라진 경제챙기기 행보

이 부총리는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제장관간담회를 열어 문화예술계 지원방안과 산업입지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지었다.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문화사업 준비금 제도’ 신설.영화·비디오·만화영화 제작사는 물론 배급사,관련 편집·복제회사,연극·무용·음악 등 공연단체도 일반기업처럼 흥행소득의 일부를 차기 사업 준비금으로 떼놓으면 ‘비용’으로 인정받아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예컨대 대박이 터져 100억원의 돈을 번 영화사가 이 가운데 30억원을 다음 작품 준비금으로 적립해놓으면 법인세 부담이 8억여원이나 줄게 된다.준비금 유효기간은 3∼5년이어서 그동안 다른 작품에 손댔다가 적자를 보게 되면 이 손실을 메우는데 써도 상관없다.올해 소득발생분부터 적용된다.공연 관람료 등 문화지출비를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는 과세 형평성에 어긋나 도입하지 않기로 했으나,열린우리당의 공약사항이어서 재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1만㎡ 미만의 소규모 공장 설립은 지금처럼 계속 금지된다.대신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장단지’(1만 5000㎡이상)를 지정하면 그 안에서는 소규모 공장설립이 자유로운 만큼,이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지방산업단지를 지정하는 최소면적 기준도 현행 15만㎡ 이상에서 3만㎡ 이상으로 낮췄다.

대규모 해외로드쇼도

이 부총리는 취임후 처음으로 23일부터 홍콩-런던-뉴욕으로 이어지는 해외IR에 나선다.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씨티그룹 로버트 루빈 회장 등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과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난다.해외투자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이 부총리가 2년 넘게 요지부동인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4-04-17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