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스캔들-허락받지 못한 사랑이야기

위대한 스캔들-허락받지 못한 사랑이야기

입력 2002-09-06 00:00
수정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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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 대한 내 사랑을 잃어버렸더라면 아마도 나는 살 권리를 잃어버렸을 겁니다.”-한나 아네트.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금지된 사랑을,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인 범주 안에 가둬둘 수 있을까.

‘금지된 사랑으로 세상을 지배한 여인들’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문학과 예술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여성 열명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이야기다.카이사르의 후계자인 안토니오스의 연인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해 조각가 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인 카미유 클로델,20세기 독일미술의 거장 칸딘스키의 연인인 가브리엘레 뮌터,철학자 하이데거의 숨겨진 여인 한나 아렌트,크리스토퍼 핀치의 처제인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 등이다.세상을 깜짝 놀래킨이들의 사랑을 주고받은 편지,일기,주변 증언 등을 토대로 소설 형식으로 복구했다.이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며,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지켜볼 수 있다.

그녀들이 사랑한 남자들은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사랑의 힘으로 커다란 업적과 사회적 명성을 얻었다.그러나 카미유클로델 같은 여성은 로댕과 사회,가족에게서까지 버림받고 말년을 정신병원에서 외롭게 보냈다.한나 아렌트는 하이데거에게 불후의 명작 ‘존재와 시간’를 집필케 했지만 역시 버림받았다.이 책은 여인들이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으며,자신의운명을 원망하거나 탓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하지만 홀로 남은 그녀들이 ‘사랑의 잔해’를 끌어안고 어떤 통곡을 토해냈을지는 따로 상상해 봐야 할문제다.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그들의 강한 개성이 금지된 사랑으로 그들을떠밀어 넣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사랑의 이름으로 연인에게 부양의 책임과 의무를 떠넘기지 않았고,연인을 제맘대로 휘두르지도 않은 그 여인들은 여전히 멋져보인다.금지된사랑을 통해 연인의 무한한 창조적 에너지를 끌어내 인류문화를 풍요롭게 한 그녀들.세기의 로맨스를 엿보면서 기대와 흥분을 품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있다. 7800원

문소영기자
2002-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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