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한국경제 핫이슈/ 금융권 모럴해저드

2000 한국경제 핫이슈/ 금융권 모럴해저드

위평량 기자 기자
입력 2000-12-29 00:00
수정 2000-12-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빛·평화 등 완전감자(減資) 조치가 내려진 4개 은행들은 올해 8조3,000억원의 국민혈세를 흔적도 없이 날려보냈다.이도 모자라 7조여원의 공적자금을 더 달라며 입을 벌리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지금껏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금융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처분’만을 눈치보고 있고,금융당국은 당시로서는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발뺌하고 있다.

회사문을 닫게 되자 “내 책임”이라며 “직원들만은 살려달라”고공개사죄하던 일본 야마이치(山一)증권 사장의 ‘눈물’을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금융권은 겉으로는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만 살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뒤돌아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계속했다.금융당국은 국가경제에 미칠 충격을 앞세워 채권단의 팔을 비틀었고,채권단은 끝까지 ‘NO(노)’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 결과 부도난 대우자동차에만 2조원의 헛돈이 들어갔다.우성·동아건설도 마찬가지다.올해 검찰이 적발해낸 비리 금융인 및 기업주만도 115명이다.

‘돈먹는 하마’로 불리는 제일은행은 지난 4월 ‘명퇴금 잔치’를벌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임금을 6.3%나 인상했다.서울은행은 주거래기업인 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회장이 은행돈을 정치자금으로 뿌리고 다닌 사실조차 몰랐다.이 와중에 은행원이 고객 돈을 횡령해 달아나는 크고 작은 사고도 줄을 이었다.심지어 이를 감시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 간부조차 수뢰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은행원들은 지난 7월에 이어 또 다시 파업을 벌이고 있다.유럽 은행들은 파업시 거래기업 및 고객에게 일일이 파업날짜와 사전대처요령등을 담은 사과안내문을 보낸다.

우리나라 고객들에게는 ‘먼나라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

*전문가 제언-금융범죄 초동대처 강화.

금융범죄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늦다.가령 증권거래소가 ‘작전’(주가조작)혐의를 인지해 금융감독원에 넘기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6개월에서 1년 넘게 걸린다.그때는 이미 작전세력이 다 ‘먹고’ 떠난 뒤다. 은행원 비리도 마찬가지다.‘초동대처’ 시스템을 갖추는것이 중요하다.

제재조치도 너무 ‘하향평준화’돼 있다.획일적인 솜방망이규제를누가 겁내겠는가.반관반민 조직인 금융감독원을 완전 민간이나 공무원조직 등 어떤 형태로 개편하든 감독업무를 반드시 감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분기나 반기별로 감독업무 상황을 공개,국회나 감사원으로 하여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야한다.‘감사 실명제’만으로는 부족하다.전문가 옴부즈맨제도를 활성화해 정책결정의 오류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위평량 경실련 정책부실장
2000-12-29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