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통전화 없어 폭우 10시간뒤 ‘뒷북 경보’/수위변화 즉시 전달… 신속대응 체계 시급/댐방류전 통보할 관련기관도 90곳 넘어
재해예방을 위한 홍수 통제과정에서 유관 기관간의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13일 충남도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홍수조절기능을 갖춘 다목적 댐의 방류량 결정에 방재실무를 맡고 있는 시·도의 의사전달이 사실상 배제된 상태에서 홍수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방재실무를 담당하는 일선 지자체와 댐관리사무소간의 직통전화마저 가설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폭우로 한때 범람위기를 맞은 금강 하류지역의 방재대책을 총지휘한 충남도의 대처상황은 이를 대변한다. 11일 밤부터 시작된 대청댐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초당 5,300t의 유입량을 기록하자 수자원공사 대청댐 관리사무소측은 금강홍수통제소와 1시간여 동안의 협의를 거쳐 12일 하오 3시부터 수문 6개를 모두 열어 초당 1,500t씩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대청댐측은 6시간뒤인 하오 9시부터 방류량을 2,000t으로 늘렸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가 금강 하류인논산시 강경지역에 홍수경보를 내린 시각은 같은 날 하오 7시. 대청댐이 수문을 연 뒤 4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시간당 90㎜의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상오 9시 상황을 감안하면 거의 10시간 이상 지난 뒤의 ‘뒷북 경보’다. 대청댐의 방류량 2,000t을 기준으로 물마루가 덮치는 시점은 공주지역 9시간,부여군 규암면 15시간35분,논산시 강경지역 20시간35분 뒤인 점을 감안하면 홍수통제 기능이 제 역할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댐 관리사무소측도 할말은 있다. 대청댐 관리사무소는 직통전화 3대와 자동응답(ARS)전화 한대를 갖추고 있지만 12일 하룻동안 모두 400여통의 전화가 걸려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하류지역의 재해를 담당하는 시도는 방류량을 줄이는 쪽만 생각하지만 상류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방류를 요청하고 있어 상황판단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댐사무소측이 방류량을 통보하는 대전시와 충·남북,전북지역의 유관기관만 93곳에 이른다.
상주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던 안동댐관리사무소와 경북도 사이의 전화연락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동댐과 경북도대책본부,하류지역 자치단체 간에 직통전화가 가설돼 있지 않아 긴급상황을 주고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각 지점별 계획수위와 위험수위,현재수위를 파악하고 지류의 유입량,예상강우량,금강하구둑 지점의 서해안 만조시간 등을 감안해 대청댐에 경위를 알아보고 방류량 조절을 요청하려 해도 도저히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며 “대청댐측이 방류량을 결정한 뒤 팩시밀리와 전화로 연락해 오면 그때서야 2시간 이상 정밀분석을 한 뒤 각 시군 재해대책본부에 지침을 내리고 이를 한밤중에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방류 결정권자인 수자원공사 및 각 지역 홍수통제소와 일선 시도간의 원활한 협의채널이 서둘러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대전=曺明煥 안동=黃暻根 river@seoul.co.kr>
재해예방을 위한 홍수 통제과정에서 유관 기관간의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13일 충남도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홍수조절기능을 갖춘 다목적 댐의 방류량 결정에 방재실무를 맡고 있는 시·도의 의사전달이 사실상 배제된 상태에서 홍수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방재실무를 담당하는 일선 지자체와 댐관리사무소간의 직통전화마저 가설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폭우로 한때 범람위기를 맞은 금강 하류지역의 방재대책을 총지휘한 충남도의 대처상황은 이를 대변한다. 11일 밤부터 시작된 대청댐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초당 5,300t의 유입량을 기록하자 수자원공사 대청댐 관리사무소측은 금강홍수통제소와 1시간여 동안의 협의를 거쳐 12일 하오 3시부터 수문 6개를 모두 열어 초당 1,500t씩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대청댐측은 6시간뒤인 하오 9시부터 방류량을 2,000t으로 늘렸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가 금강 하류인논산시 강경지역에 홍수경보를 내린 시각은 같은 날 하오 7시. 대청댐이 수문을 연 뒤 4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시간당 90㎜의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상오 9시 상황을 감안하면 거의 10시간 이상 지난 뒤의 ‘뒷북 경보’다. 대청댐의 방류량 2,000t을 기준으로 물마루가 덮치는 시점은 공주지역 9시간,부여군 규암면 15시간35분,논산시 강경지역 20시간35분 뒤인 점을 감안하면 홍수통제 기능이 제 역할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댐 관리사무소측도 할말은 있다. 대청댐 관리사무소는 직통전화 3대와 자동응답(ARS)전화 한대를 갖추고 있지만 12일 하룻동안 모두 400여통의 전화가 걸려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하류지역의 재해를 담당하는 시도는 방류량을 줄이는 쪽만 생각하지만 상류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방류를 요청하고 있어 상황판단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댐사무소측이 방류량을 통보하는 대전시와 충·남북,전북지역의 유관기관만 93곳에 이른다.
상주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던 안동댐관리사무소와 경북도 사이의 전화연락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동댐과 경북도대책본부,하류지역 자치단체 간에 직통전화가 가설돼 있지 않아 긴급상황을 주고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각 지점별 계획수위와 위험수위,현재수위를 파악하고 지류의 유입량,예상강우량,금강하구둑 지점의 서해안 만조시간 등을 감안해 대청댐에 경위를 알아보고 방류량 조절을 요청하려 해도 도저히 통화를 할 수 없었다”며 “대청댐측이 방류량을 결정한 뒤 팩시밀리와 전화로 연락해 오면 그때서야 2시간 이상 정밀분석을 한 뒤 각 시군 재해대책본부에 지침을 내리고 이를 한밤중에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방류 결정권자인 수자원공사 및 각 지역 홍수통제소와 일선 시도간의 원활한 협의채널이 서둘러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대전=曺明煥 안동=黃暻根 river@seoul.co.kr>
1998-08-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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