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끝내기’… 눈물도, 감동도 터졌다

생애 첫 ‘끝내기’… 눈물도, 감동도 터졌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6-05-20 18:13
수정 2026-05-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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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선수 7명 특별한 사연

올 시즌 모두 12개… 통산 1365개
3년간 2군에 있던 키움 김웅빈
“신이 주신 기회… 후회 없이 야구”

kt 이정훈 “아내가 요리로 위로”
SSG 채현우 “부모님께 기념구”
kt 강민성 “부모님 호강”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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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3년간 계속 2군에 있다 보니까 많이 힘든데….”

지난 19일 영웅군단의 새로운 영웅이 된 김웅빈(30·키움 히어로즈)은 방송 인터뷰 도중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날린 뒤 그간 고생했던 시간이 떠올랐던 탓이다. 눈이 벌게진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그를 임병욱(31)이 두 팔을 벌려 안아주면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뭉클해졌다.

김웅빈은 6-6으로 맞선 9회말 1사에서 SSG 마무리 조병현(24)의 시속 146㎞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024년 12경기, 2025년 10경기에 출전에 그치며 1군에서 자리를 잃어가던 선수의 한 방은 남다른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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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회는 신이 주는 거라 생각하고 한 경기, 한 타석 소중히 여기고 후회 없이 야구하고 있다”면서 “첫째가 36개월, 둘째가 8개월인데 아내가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주고 있다. 제가 보답을 많이 못 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고백했다. 어쩌면 인생에 다시 안 올 기회이기에 마음속에 담아뒀던 말을 아낌없이 꺼냈다.

지난 19일까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12번의 끝내기 안타(홈런 포함)가 나왔다. 이 가운데 7번이 생애 첫 기록이다. 박준순(20·두산 베어스), 정준재(23·SSG)처럼 어린 선수들의 끝내기가 있었고 이유찬(28·두산), 강민성(27·kt 위즈), 채현우(31·SSG), 이정훈(32·kt), 김웅빈처럼 백업 선수들의 끝내기도 나왔다.

수훈선수가 될 기회가 드물기에 하나같이 사연이 절절하다. 데뷔 10년 차에 대타 요원으로 주로 활약하는 이정훈은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후 “아내가 대타로 나가서 못 치는 날은 표정에 티가 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기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내가 맛있는 요리를 해주며 “내일 야구 안 할 거냐”고 위로해준다는 따뜻한 사연을 전했다.

지난해 타율 0.188이 커리어 하이였던 채현우는 지난 16일 꿈에 그리던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치는 순간 고생하신 부모님이 생각났다”면서 기념구를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웃었다. 구단 담당자가 경기 정보를 적어준 기념구에는 ‘넌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언제나 처음은 소중하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힘들었던 시간 때문에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마운 사람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프로 8년 차에 지난해까지 통산 5안타에 그친 강민성 역시 “부모님이 힘드셨는데 이제 많이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끝내기 안타는 안방 경기에서만 나온다. 감동의 크기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서는 통산 1365개가 나왔다. 어찌 보면 흔한 기록이지만 백업 선수들에게는 무미건조한 통계 수치를 뛰어넘는 사연이 쏟아진다. 끝내기 안타 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오래가진 않고, 끝내기 안타 하나가 선수의 성적을 극적으로 바꿔놓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토록 꿈꾸던 끝내기 한 방이 야구 인생을 특별하게 수놓고 있다.
세줄 요약
  • 김웅빈, 생애 첫 끝내기 홈런으로 눈물
  • 올 시즌 첫 끝내기 주인공, 백업 선수 다수
  • 가족 떠올린 이정훈·채현우·강민성 울컥
2026-05-21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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