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박근혜 누리과정 반대할 때 압력 있었다”

조희연 교육감 “박근혜 누리과정 반대할 때 압력 있었다”

오세진 기자
입력 2017-12-09 14:41
수정 2017-12-0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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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가정보원으로 하여금 진보 성향의 교육감을 뒷조사하라고 지시한 정황 등을 포착한 검찰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조 교육감은 “1970년대 불법 사찰과 정치공작이 40년을 지나 다시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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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조희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조희연 조희연(가운데) 서울시교육감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12.9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검찰청사에 출석한 조 교육감을 상대로 불법 사찰 피해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박근혜 정부의) ‘누리과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여러 압력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조 교육감의 ‘누리과정에 반대한다’는 말은 과거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교육감들이 대립하던 일을 가리킨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약속하다 예산의 상당 부분을 개별 교육청에 떠넘겨 교육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조 교육감은 또 “여러 교육감에게 여러 압박이 있었고, 특별히 교육부에서 파견한 부교육감에 대한 압박이라든지 개인적으로 의심되는 사안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참고인 조사에서 기억을 더듬어 사실대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적폐청산은 좋은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라 곳곳을 병들게 한 헌법 파괴와 국민 주권 유린을 넘어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3월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진보 성향 교육감의 개인 비위 의혹 등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시책에 비판적인 교육감을 견제할 수 있도록 개인 비위나 이들의 좌파 성향 활동 등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한다.

이에 국정원은 조 교육감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의 발탁 인사나 수의계약 내용 등을 분석해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추려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낸 조 전 교육감에 관한 음해성 보고서를 확보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서울신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서울신문
검찰은 또 우 전 수석이 지난해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상대로 정치 성향 등을 파악할 것을 국정원에 지시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명자씨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고 나서 민정수석실이 국정원에 이 단체 회원들의 정치 성향을 조사할 것을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우 전 수석을 다시 피의자로 불러 추가 혐의에 관해 조사하고 나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이 이번에 다시 출석하면 지난해 11월부터 개인 비리 및 국정농단 의혹 등과 관련해 다섯 번째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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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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