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2025.1.1 뉴스1
현직 제주항공 승무원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자신을 제주항공 승무원이라고 한 작성자 A씨는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잃었다. 그리고 승객을 잃었다. 어떤 게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현 상황이 힘들고 가슴 아프다. 슬픔이 어떤 건지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고 했다.
A씨는 이어 “그럼에도 오늘도 승객을 맞이한다”면서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도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 정비사님들은 내 소중한 동료들이 탑승하기에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며 자기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대놓고 울 수도 없다. 비행이 끝나야 손님이 하기해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혹여 스케줄로 인해 내 떠난 동료를 배웅하지 못할까 봐 또 애가 탄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4.12.31 뉴스1
A씨는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 떠나신 기장님의 최선을 저희는 믿는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면서 “내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언론을 향해 “정제된 기사를 써달라. 그 어느 권력을 바라보지 말고 진짜 기사를 써달라”고 했다.
한편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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