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 밝힌 지 2주… 직권조사 미적대는 인권위

‘박원순 피해’ 밝힌 지 2주… 직권조사 미적대는 인권위

입력 2020-07-28 21:08
수정 2020-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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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직권조사 촉구 요청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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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보랏빛 연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보랏빛 연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전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개선할 문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 권고를 해 달라는 취지다. 여성단체 활동가와 일반 시민 등 150여명이 여성의 존엄을 상징하는 보라색 우산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에서 인권위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피해자 주장 넘어선 내용도 조사 가능
적극적인 조사로 제도 개선 공표 필요”
최영애 “개인 일탈 아닌 구조 살필 사안”
“여권 관련 사건에 소극적 대응” 비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이 사건의 진상과 서울시청 등 공공기관의 비서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직권조사 요청서를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인권위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사실이 공개된 뒤 2주가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여권과 관련된 사건 대응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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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조사를 요청한 내용과 이유 등을 설명했다. 요청서에는 박 전 시장 사건과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이 묵살된 경위,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경위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선출직 공무원의 비위 사실 발견 시 징계 조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피해자가 직접 인권위에 진정하는 대신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데 대해 “직권조사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위를 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면서 “개선이 필요한 문제들을 인권위가 적극 조사해 제도 개선도 공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등은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한 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면담했다. 여성단체들은 “최 위원장이 ‘이 사안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문화·구조를 살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인권위 내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의 대응이 늦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15일 ‘인권위의 직권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고, 지난 16일에는 여성의당이 서울시청 안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인권위가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행 인권위법은 위원회가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진정 유무와 상관없이 직권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인권위는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진정 사건들을 접수한 뒤 체육계 인권보호체계 전반에 대해 직권조사를 결정한 바 있다”면서 “그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시장으로 이어지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 직권조사는 결국 인권위의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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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7-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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