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지만 궁서체 B급 감성…靑도 사로잡은 ‘어르신 짤.jpg’

촌스럽지만 궁서체 B급 감성…靑도 사로잡은 ‘어르신 짤.jpg’

김정화 기자
입력 2019-12-25 22:12
수정 2019-12-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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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만든 포토숍 이미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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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청와대 유튜브 캡처
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청와대 유튜브 캡처
靑 SNS 올라와 예산안 등 홍보 효과
78세 강사, 70대 학생들에 맞춤 수업
젊은 세대도 “예스러운 디자인에 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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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윤동철씨 제공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윤동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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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윤동철씨 제공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윤동철씨 제공
“우측 네 번째, 브라시(브러시) 도구를 누르세요.”

“이게 아닌데? 아이구, 안경을 안 가져와서….”

지난 23일 찾은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평균 나이 70대가 모인 강의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포토숍으로 성탄카드 만들기 수업이 한창이다. 할아버지 강사 윤동철(78)씨가 시범을 보이자, 백발이 성성한 늦깎이 학생 10여명이 주름진 손으로 더듬더듬 키보드를 두드리며 총천연색으로 카드를 꾸몄다. 눈사람, 산타, 선물꾸러미 등 사진을 삽입한 카드에 커다란 궁서체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쓰고, 눈송이 효과까지 낸 뒤에야 수업은 마무리됐다. 어디 하나 세련된 맛이라곤 찾아 볼 수 없어 더 정겨운 B급 감성의 ‘할배·할매 카드’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이들은 최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와 화제가 된 ‘어르신 짤’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예스러운 글씨체와 울긋불긋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 메운 2020년 예산안 홍보 이미지에 많은 네티즌들이 “진정한 레트로다”, “청국장 같은 묘한 매력”, “몸빼 바지 디자인처럼 촌스럽지만 정이 간다”며 환호했다. 찬사를 이어 간 이들은 대부분 젊은 세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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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강생 이희순(오른쪽)씨가 포토숍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지난 23일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강생 이희순(오른쪽)씨가 포토숍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
강사 윤씨는 10년 넘게 이곳 복지관에서 일주일에 2번씩 어르신 대상 포토숍 강좌를 한다. 윤씨가 컴퓨터 기술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다. 윤씨는 “관공서, 은행을 다니다 보니 다들 컴퓨터를 쓰더라”면서 “이걸 모르면 안 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학원에 다니고, 2006년부터 서울시립대에서 관련 수업까지 모두 수료했다”고 말했다.

포토숍은 특히 애정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그림을 짜깁기하는 데 재미가 붙어 국가공인 그래픽기술자격(GTQ) 2급까지 보유하게 됐다. 윤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작은 글씨가 많은 긴 글을 보면 눈이 아프고 짜증만 난다”면서 “글 10장에 담길 내용을 포토숍으로 그림 1장에 담으면 한눈에 잘 들어오고, 보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가 수업 시간에 자주 강의하는 내용은 노인들을 위한 건강정보를 이미지로 만드는 법이다. ‘눈 건강에 좋은 음식’, ‘가지와 양배추의 효능’, ‘혈액 순환에 좋은 발끝 치기’ 등 주제를 정해 일종의 안내문을 만든다. “내가 재미있어야 남들도 재미있게 배운다”가 윤씨의 강의 철학이다.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니 나이든 학생들의 만족도도 크다. 복지관에서 1년째 포토숍을 배우는 이희순(74)씨는 “윤 선생님이 같은 설명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며 아주 상세하게 알려준다”면서 “처음엔 클릭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포토숍 도구도 뭐가 뭔지 계속 까먹었지만, 작품을 하나씩 만들고 나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윤씨는 “노인이 보기 편하라고 화려한 색깔과 여러 이미지를 넣어 만든 건데, 젊은이에게도 인기가 많다니 신기하다”면서 “요즘에는 누구나 휴대전화로 쉽게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사람이 포토숍의 매력을 배우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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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희동 서울시의원, 서울시경계선지능인 지원센터 방문… 강동구 경계선지능인 지원체계 구축 논의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12-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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