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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쓰레기속 남매’ 친모 형사처벌 모면…“학대 정황 없어”

수원 ‘쓰레기속 남매’ 친모 형사처벌 모면…“학대 정황 없어”

입력 2017-10-29 10:52
업데이트 2017-10-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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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아동보호사건 검찰 송치 ‘가닥’…“치료·회복이 우선”

집 안 가득히 쌓인 쓰레기 속에 9살, 8살 연년생 남매를 남겨두고 종적을 감췄다가 보름 만에 돌아와 경찰 조사를 받아온 친모가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A(30대·여)씨를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수원시의 한 3층짜리 임대주택에 살면서 지난 5월께부터 약 5개월간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 자녀인 B(9)군, C(8)양 남매를 불결한 환경 속에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 남매가 치과와 안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보호자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혼 후 별다른 직업 없이 B군 남매를 홀로 키워온 A씨가 술을 가까이하고, 인터넷 동영상에 빠지는 등 무기력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집 안이 술병과 컵라면 용기 등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되면서 B군 남매는 불결한 환경에서 수개월을 살아야 했다.

다만 A씨가 B군 남매를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문을 열 수 없다”는 B군 남매의 요청으로 집을 찾은 외할아버지의 신고로 드러나게 됐다.

당시 A씨는 B군 남매를 두고 종적을 감췄다가 15일 만인 같은 달 27일 다시 나타났다. 당시 자신의 임대주택 옥상에서 울고 있던 A씨를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처벌보다는 치료와 회복이 우선이라고 판단, 이른 시일 내에 A씨를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검찰은 아동학대 행위자의 입건 전력, 개선 가능성, 양육 의지·능력, 피해 아동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동학대 행위자를 형사처벌하는 대신 가정법원의 아동보호재판에 넘길 수 있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행위자에게 피해 아동에 대한 접근금지, 친권 등 행사 제한, 사회봉사·수강명령, 보호관찰, 감호, 치료, 상담 등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B군 남매는 A씨에게 깊은 애착을 보이며, A씨도 잘못을 반성하고 있어 아동보호사건으로 다루기로 한 것”이라며 “A씨가 하루빨리 회복해 원만한 가정을 다시 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B군 남매는 외할아버지 보호 아래 학교에 다니면서 치료받고 있다. A씨 또한 같은 집에 머물면서 병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민센터는 지난달 20일 A씨의 18평 남짓한 임대주택 안에서 쓰레기 5t가량을 모두 치우는 등 도움을 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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