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입력 2014-07-24 00:00
수정 2014-07-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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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및 대안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재난대응시스템 구축과 ‘관피아’ 척결 등을 외치고 있지만 100일이 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과 관피아 척결에 필수적인 공직자윤리법과 부정청탁금지법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갑론을박만 거듭되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세월호 100일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들어봤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와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까지 정치 쟁점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진척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온 대책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장 시급하게 진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인가’를 정하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 수립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밀하게 참사의 원인을 진단해야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지금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싸움에 참사가 악용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00일이라고 하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참사 이후 정부와 정치권은 보여주기를 위한 감성적·피상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도 “정부가 참사 이후 대책을 내야 한다는 조바심 탓에 막무가내로 대책을 만드는 데만 몰두한 탓이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 처방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함께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대책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재진단을 통해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와 별개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 및 책임소재 등을 진단해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작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 해소를 위해 관련 대책 마련 과정에 국민, 외부 전문가를 참여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히 해양경찰, 소방방재청을 흡수해 재난을 총괄한다는 국가안전처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직 체계나 관할 업무 등에 대한 밑그림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안전 업무의 기능 강화와 소속 공무원들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후속대책 마련이 논의돼야 한다”며 “국가안전처가 대통령 담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드러난 재난 대응체계에 대한 진단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나 정부조직법 등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 같은 경우 사문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탁 행위에 대한 감시 및 관리·감독 인력 증원 및 윤리 교육 강화 등 법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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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4-07-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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