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속터지는’ 현실

‘속타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속터지는’ 현실

입력 2021-01-13 20:56
수정 2021-01-1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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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야권 대표성 국민이 정하는 것”
정진석 “安 눈 있으면 좀 보시라” 압박
김진애 “2010년 단일화 불발 노회찬 탓”
정의당 “민주당 출마는 정당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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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연합뉴스
서울시청. 연합뉴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격돌하는 여야가 진영별 후보단일화를 필승 카드로 꼽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오직 승리만을 위한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염증이 커졌고 후보들 역시 자신이 양보해야 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필요성은 여당보다는 야당이 더욱 절실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의 승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단일화에서 멀어지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의 견제가 심화되자 독자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대표성은 결국 국민들께서 정해 주는 것”이라며 “어떤 정당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부터 공유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해 달라는 게 야권 지지자들의 지상명령”이라며 “이러한 요구를 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더이상 안철수 얘기를 하지 말라. 콩가루 집안 된다”고 불호령을 내린 이후 당내에서는 안 대표와의 협력을 말하는 목소리가 사라졌다. 당대당 통합을 주장했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조차 “(안 대표가)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하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라며 “안 대표도 눈이 있으면 좀 보시라”고 말했다.

범여권의 단일화 논의는 험악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 각각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두 후보 모두 당내 경선 통과조차 불투명하다. 선거 때만 되면 등장했던 민주당과 정의당 간 범진보 단일화도 이번에는 실현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위성 정당을 꾸려 비례대표 의석을 석권한 이후 정의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일종의 금기어가 됐다.

이날 김 의원이 “우리가 한명숙 후보 시절에 노회찬 후보께서 (득표수를) 가져가면서 단일화가 안 돼서 생겼던 문제, 아픔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뜻을 크게 같이했으면 좋겠다”며 2010년 지방선거 상황을 돌이키자 정의당이 즉각 “상식도 없고 무례하다”고 반발한 것이 범여권의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민주당은 출마 자체가 정당하지 못한 선거”라며 “그런 분들과의 단일화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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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1-01-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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