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실태·문제점>‘선교戰’이 사태불러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실태·문제점>‘선교戰’이 사태불러

입력 2007-08-30 00:00
수정 2007-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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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전파야말로 예수의 가장 중요한 명령.’‘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와 선교는 의무이자 당위이다. 그런 만큼 ‘세계 두번째의 선교강국’‘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교열정’ 같은 말들은 한국 개신교 교회와 신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명예이다. 그러나 이같은 칭찬(?)은 한국 개신교의 고질을 가린 ‘아주 위험한 수사’임을 이번 피랍사태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세계 기독교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회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확장’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선교열정’의 끝을 가리키는 증거가 된 셈이다.

한국 개신교 교회들이 앞다투어 해외선교에 나선 것은 80년대말 사회주의권 붕괴와 90년대 세계화의 흐름에 편승하면서부터. 북한에 대한 남한체제의 우월감에 더해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를 기독교의 승리로 여기는, 이른바 ‘한국 기독교 선교의 정복주의적 경향’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8개국에 1만6616명 선교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는 228개국에 1만 6616명. 영국의 2배이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무려 9000여명이 나가 있다.‘지구촌 어디에서도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제는 선교의 열정만 앞세운 각 교단과 교회의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 ‘선교 무한경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지난 4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이모(42) 목사는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2004년 4월에는 한국인 목사 7명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 무장세력에 납치되었다. 이번 사태만 해도 정부가 탈레반이 수감 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아프간 입국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소송불사로 맞선 봉사단원들이 참극을 맞은 것이다.

교계에서 선교사를 얼마나 위험한 곳에 많이 파견했는지가 교회와 신자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위험지 파견정도가 신앙심 척도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그나마 활동 영역과 내용이 비교적 잘 파악되고 있는 편. 이에 비해 개별 교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봉사 명분의 ‘단기선교’는 그 실태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들의 선교가 거리낌없이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고 위험성도 그만큼 커지는 이유이다. 이번 피랍된 샘물교회 봉사단원이 출국전 ‘유서를 써놓았다.’는 이야기도 그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 탈레반 납치단체도 인질 석방 협상과정에서 “분당샘물교회 단원들이 무슬림을 개종시키려는 선교단체임을 알고 있다.”고 살해협박을 거듭했다.

이처럼 해외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회들은 선교를 놓고 ‘전도’보다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에 충실한 인도주의적 봉사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선교와 전도로 보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인질 석방결정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사항 중 아프간 선교중지의 큰 뜻을 존중,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본적으로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개신교 교회들은 이번 피랍사태 이후 잇따랐던 이슬람권을 비롯한 위험지역에서의 해외선교, 특히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과 정부 당국의 법적 조치로 일단 해외선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KNCC 등 양대 교단연합체와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30일 오전 한기총 회의실에서 아프간 사태 이후의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그동안 교단 연합체와는 별도로 움직여 왔고 해외선교와 봉사활동에 대한 한기총과 KNCC, 선교단체의 입장 차가 적지 않은 현실. 해외선교와 봉사를 일괄적으로 통제하거나 아우르는 대책 마련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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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7-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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