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입력 2004-11-05 00:00
수정 2004-11-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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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낭비문화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암적 존재’다.

매년 감사원 감사에서 공무원의 책임회피와 불법행위로 인한 수천억원의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수백명의 공무원이 징계받고 있지만 공무원의 무사안일한 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국민 울리는 책임회피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가 낭비문화다.예산도 자기 돈이 아니다 보니 물쓰듯 펑펑 쓴다.사진은 연말을 앞두고 서울의 한 지자체가 예산을 모두 집행하기 위해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가 낭비문화다.예산도 자기 돈이 아니다 보니 물쓰듯 펑펑 쓴다.사진은 연말을 앞두고 서울의 한 지자체가 예산을 모두 집행하기 위해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사건담당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예전에 경찰서의 관할 경계지점 한강에 변사체가 떠오르면 신고받고 먼저 나온 경찰관이 시체를 슬그머니 이웃 경찰서 관할구역으로 밀어놓고 사라졌다고 한다. 수사하기 귀찮고 책임지기 싫어서라는 것이다…. 책임회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결국 이는 국민의 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교통사고로 4살 된 아들을 잃은 노모(37)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점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이 없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한달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지자체 및 경찰은 서로 “소관이 아니다.”며 노씨의 주장을 외면해 오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한달만에 부랴부랴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감사원에 근무하는 A씨는 “민원의 상당수가 공무원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면서 “세금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세무서가 부과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듯한 사항의 경우 괜한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해 세금을 부과하고, 억울하면 상급기관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직원 B씨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공기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신기술의 장점을 알면서도 기존공법을 고집한다.”면서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면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아닌 국민혈세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물품 구입시 생산단가보다 턱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거나 용도외 목적에 예산을 사용했다가 변상판정을 받은 예산 낭비액은 2505억원에 달했다.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련 공무원 355명도 징계를 받았다.

예산 낭비액은 지난해 3368억원보다 690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이지만 2000년 1986억원과 2001년 2231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매년 예산낭비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인원은 2000년 423명,2001년 433명, 지난해 654명으로 이는 고질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차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한해 56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 370억원의 15.1%에 달하는 금액이 공무원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사원이 최근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 518개 기관에 대한 연가(휴가)보상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87개 기관에서 공무 외적인 국외여행을 휴가에 포함시키지 않아 연가보상비를 최고 9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5651만원을 낭비했다.

연말만 되면 그해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공사를 벌이는 자치단체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자치구가 해마다 연말이면 곳곳에서 인도 포장을 다시 하는가 하면, 불과 2∼3개월 전에 새로 닦은 길을 다시 파내고 상수도관을 매설하거나 전선 지중화공사를 벌이곤 한다. 서울 모 구청 공무원 C씨는 “배정된 예산을 모두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술술 새는 연구용역비

정책입안이나 창출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외부기관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다. 국민세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느냐에 더 골몰한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일단 따낸 예산은 소진해야 하니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용역발주 사례도 적잖다.”고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쉬 고쳐지지 않을 정도로 고질화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같거나 거의 유사한 연구주제가 수년째 발주되거나 ▲기관별로 비슷한 주제의 연구용역을 중복 발주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내 업무는 끝’이란 인식도 문제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어떻게든 용역결과를 정책에 녹여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화재청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등에 수백억원의 발굴경비를 지급하고도 102건(108억원)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나도록 발굴 조사보고서조차 제출받지 않았다. 이중 42건은 5년이 넘도록,8건은 10년이 넘도록 보고서 제출실적이 없었다. 국민세금을 그저 ‘예산에서 당연히 타 쓰면 되는 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직무상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인데도 습관처럼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는 사례가 적잖다.”면서 “한 건당 최소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용역비가 들어가는데 연구과제의 난이도나 활용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호 조현석 강혜승기자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서울시의회 이희원 의원(국민의힘, 동작4)은 어제인 지난 3일 동작구 흑석수변길이 ‘2026 서울별빛명소’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최대 10억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흑석동 한강변의 이용 여건을 개선하고 야간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동작구 및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서울별빛명소는 동네 공원과 하천, 산책길 등에 지역 특성을 살린 야간경관과 여가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21개 자치구가 제출한 27개 사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평가가 진행됐으며, 흑석수변길을 포함한 10곳이 최종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동작구가 제안한 사업명은 ‘별, 달, 강을 품은 흑석수변길’로, 흑석동 260-5번지 일대의 교량 하부 유휴공간을 정비해 시민들이 야간에도 한강을 찾아 머물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한강 인근에 위치하고도 어두운 환경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해당 구역의 접근성과 이용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교각에는 다채로운 미디어아트와 경관조명이 더해지고, 강변을 따라 안락한 휴게공간과 무장애 산책로, 러닝트랙 등이 구축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한강의 야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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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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