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안 없던 감세법 ‘밀어넣기’… “소비 여력 키우기” VS “선거용 포퓰리즘 감세”

여야, 정부안 없던 감세법 ‘밀어넣기’… “소비 여력 키우기” VS “선거용 포퓰리즘 감세”

이영준 기자
입력 2023-12-03 17:29
수정 2023-12-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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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올해 세법 개정안 의결
정부안 없던 신설 법안 무더기 통과
혼인·출산 증여 1억원 비과세도 가결
내년 총선 앞두고 ‘태세 전환’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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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법 개정안 주요 내용
올해 세법 개정안 주요 내용
올해도 여지없이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며 대치 중인 여야가 세금 부담을 덜어 주는 새로운 세법 개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라고 비판했던 ‘결혼 증여 1억원 비과세’ 법안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여야는 소비 여력을 키워 내수를 살리기 위한 의결이라고 주장하지만, 내년 총선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 감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2023년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각종 감세 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기재위를 통과했다. 기존 정부안에 없었지만 세법 심사 과정에서 신설·의결된 조항만 24개에 이른다. 여야가 합심해 ‘세법 밀어넣기’를 했다는 의미다. 해당 개정안은 내년 예산안과 함께 ‘예산부수법안’이란 이름으로 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된다.

여야는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월세 세액공제 소득 기준을 현행 연급여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한도액을 연간 월세액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소득 기준 상향으로 약 3만명의 세입자가, 한도 확대로 약 1만 4000명의 세입자가 추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야는 둘째 자녀 세액공제액을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둘째 자녀가 있는 약 220만 가구가 대상이다. 첫째·둘째·셋째 이상 세액공제액은 현행 15만·15만·30만원에서 15만·20만·30만원으로 바뀐다. 조부모가 양육하는 조손 가구를 돕기 위해 기본공제 대상도 ‘자녀’에서 ‘손자녀’로 넓힌다. 약 13만 3000곳의 조손 가구당 15만원 이상 감세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내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올해 사용분의 105%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0%를 1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하는 내용도 신설했다. 올해 신용카드로 2000만원을 쓴 사람이 내년에 3100만원을 쓰면 올해 사용액의 105%에 해당하는 2100만원의 초과분인 1000만원을 기준으로 10%인 100만원을 추가 공제하는 방식이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1억원까지 비과세 증여를 허용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야당이 출산한 자녀까지 포함하자고 주장하면서 범위가 더 넓어졌다. 기존 비과세 한도인 5000만원에 1억원을 더하고 양가를 합산하면 결혼·출산 부부는 최대 3억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물려받을 수 있다.

혼인 증여재산 공제 신설을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던 민주당이 출산 증여재산 공제를 신설하고, 여야가 합심해 각종 세액공제 법안을 밀어넣기한 명분은 ‘소비 여력 확대’다. 세제 혜택으로 소비가 늘어나면 내수가 살아나고 잠재성장률도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 부담을 줄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건 경기 부진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국민의 소비 의향이 늘어나기보다는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 여력이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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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용’이란 의구심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감세 기조에 올라타 지지를 호소하려 하고, 민주당은 청년층 표심을 의식해 부자 감세 비판 프레임을 거두고 태세 전환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자의 증여세 면제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부자 감세가 맞는데도 반대하면 결혼을 앞둔 사람이 표를 안 찍을 것 같아 여야가 합의한 형국”이라면서 “선거와 맞물린 세법이다 보니 여야가 포퓰리즘 법안에 합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신용카드를 많이 쓴 사람이 아니다. 월세 세액공제 기준인 연 8000만원을 버는 사람도 고연봉자”라면서 “중산층에게 돈을 더 쓰라고 독려하기보다는 취약계층을 타깃 지원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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