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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에 폭력이 깃들어 있다면 마냥 불편하실까?

‘크리스마스 캐럴’에 폭력이 깃들어 있다면 마냥 불편하실까?

임병선 기자
입력 2022-12-06 11:57
업데이트 2022-12-0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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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 박진영은 7일 개봉하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거칠고 반항적이며 모든 것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주일우와 발달장애인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주월우 쌍둥이형제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디스테이션 제공
아이돌 출신 박진영은 7일 개봉하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거칠고 반항적이며 모든 것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주일우와 발달장애인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주월우 쌍둥이형제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디스테이션 제공
워낙 경기도 좋지 않고 궂긴 일도 많아 여느 해처럼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려오기 시작하는 이즈음이다. 그런데 캐럴이 이렇게 사람을 옥죌 수도 있겠구나 절감하게 만드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김성수 감독)이 7일 들려온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것 같은 성탄 아침, 쌍둥이동생 주월우가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되자 거칠기 이를 데 없는 삶을 이어가는 주일우는 용의자들을 좇아 소년원을 제 발로 들어간다. 동생의 마지막 통화에서 들렸던 목소리들이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들어갔던 것. 동생을 성심껏 돌보던 상담교사 조순우(김영민)와 형제와 가해자들을 잇는 손환(김동휘)의 도움을 얻어 일우는 자신을 제거하려는 ‘있는 집’ 자식 문지훈(송건희)과 원생들에게 무자비한 권력으로 군림하는 한 선생(허동원)에 맞서 동생 죽음의 진실과 함께 가려져 있던 추악한 진실을 들추게 된다.

소름끼칠 정도로 외모는 닮았지만 성격과 살아온 과정이 완전 다른 일우와 월우를 일인이역으로 소화한 박진영의 연기가 놀랍다. 아이돌 그룹 출신 남자 배우가 이렇게 빼어난 연기를 선보인 전례가 있었나 싶었다. 흰자위를 잔뜩 드러내며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는 일우의 반항끼 가득한 눈초리는 상영관을 떠난 한참 뒤에도 잔상이 가시지 않았다. 천진난만한 발달장애인 월우 연기도 뛰어났다. 연기력이라면 정평 난 김영민이 선의 뒤에 가려진 악의를 천연덕스럽게 드러내는데 박진영의 연기에 묻히는 느낌이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육두문자가 남발하고, 감독의 말마따나 “날것의 폭력”을 드러내 관람하는 131분 내내 불편해졌다. 액션물에 일가견이 있는 김성수 감독은 “일부러 보는 분들 불편하시라고 만든 영화다. 막바지 소년원 목욕탕 장면도 기존의 제 영화들이 표현했던 액션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아무런 대체 수단과 방법이 없는 이들의 절망적인 폭력을 표현하려 치중했다”고 설명했다. 상당히 긴 분량인데 실제로 이 장면을 보다 못해 시사회장을 빠져나가는 이들이 있었다.

김성수 감독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폭력을 부르는 사회구조에 대해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연출 의도였다”면서 “제작비를 충분히 투자 받기 어려운 소재라 빠듯한 여건에서 찍느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주원규 작가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는 많이 ‘사포질’을 해 순화한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장면, 달동네 불빛들이 하나둘 꺼지면 교회 십자가들만 남는 것이 상당히 소름끼치게 다가온다. 이 모든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고통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것이 월우의 캐럴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흰눈이 내린다”를 통해 저릿하게 전해진다.
쌍둥이 형제를 올바로 이끌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조순우 상담교사를 연기한 배우 김영민은 김성수 감독이 A4 용지 5장에 빼곡히 캐릭터를 설명한 데 감동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디스테이션 제공
쌍둥이 형제를 올바로 이끌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조순우 상담교사를 연기한 배우 김영민은 김성수 감독이 A4 용지 5장에 빼곡히 캐릭터를 설명한 데 감동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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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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