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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억류됐던 18세 사우디 소녀 SNS 힘입어 송환 저지

방콕 억류됐던 18세 사우디 소녀 SNS 힘입어 송환 저지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1-08 15:35
업데이트 2019-01-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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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피해 호주 가려던 18살 사우디 소녀
방콕서 구금..강제소환 위기에 트위터 활용
전세계서 #SaveRahaf 운동 전개로 강제송환 저지

호주로 가려다 태국 방콕에 억류됐던 사우디아라비아 18살 소녀 라하프 모하메드 알쿠눈이 본국으로 강제송환되지 않고 유엔의 보호를 받게 됐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가족들로부터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며 자신의 상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뒤 온라인에서 ‘라하프를 구하라’(#SaveRahaf)는 운동이 전개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태국 방콕 공항에서 사흘 동안 쿠웨이트 송환을 거부하며 버텨온 사우디아라비아 소녀 라하프 모하메드 알쿠눈이 7일(현지시간) 저녁 ‘셀프 감금’을 풀고 공항 로비에 나타나자 이민경찰 책임자인 수라차테 하크판이 뭔가 얘기를 건네고 있다. 방콕 EPA 연합뉴스
태국 방콕 공항에서 사흘 동안 쿠웨이트 송환을 거부하며 버텨온 사우디아라비아 소녀 라하프 모하메드 알쿠눈이 7일(현지시간) 저녁 ‘셀프 감금’을 풀고 공항 로비에 나타나자 이민경찰 책임자인 수라차테 하크판이 뭔가 얘기를 건네고 있다. 방콕 EPA 연합뉴스
호주 정부는 7일(현지시간) 알쿠눈의 상황에 대해 “몹시 염려된다”고 밝히며 본국으로 그를 송환하려던 태국 정부를 압박했다. 유엔난민기구도 알쿠눈의 망명 신청을 공식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호주에서 3개월간 머물 수 있는 여행 비자를 발급받았다.

앞서 알쿠눈은 쿠웨이트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던 중 몰래 호주로 가기 위해 방콕으로 왔으나, 도착 직후 사우디 외교관으로부터 여권을 압수당하고 호텔방에 구금됐다. 이에 알쿠눈은 유엔난민기구와의 만남을 요구하며 트위터에 “이제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내 실명과 나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고 밝히며 “가족들이 날 죽일까봐 두렵다”를 게시글을 올렸다. 쿠눈은 그의 가족들이 ‘매우 엄격’하며, 자신이 머리를 잘랐다는 이유만으로 ‘6개월간 감금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수라차체 학판 태국 이민경찰청장은 “알쿠눈이 보호자 없이 태국에 머무는 것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로 보낼 수 있다”면서, 또 그가 호주로 갈 수 있는 서류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위터를 통해 알쿠눈에 대한 소식이 전 세계로 퍼지자 입장을 번복하며 “그가 강제로 송환되지 않는 것은 물론 유엔난민기구와의 만남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멜리사 플레밍 유엔난민기구 대변인은 “알쿠눈을 만나 그가 요구하는 국제적 차원의 보호를 제공하고자 태국 당국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면서 “난민기구는 난민과 망명신청자들을 지속적으로 옹호하고 있으며 강제로 본국에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밀 유지를 이유로 만남의 결과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최근 사우디에서 호주로 간 알쿠눈의 친구로부터 알쿠눈이 망명을 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익명의 친구는 “알쿠눈의 가족들은 매우 엄격한 데다 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성적으로 학대했다”면서 “특히 그의 사촌은 ‘너의 피를 보고 싶다’거나 ‘죽이고 싶다’는 위협까지 했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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