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카불 연쇄테러… ‘親美’ 아프간 입지 좁혀

탈레반, 카불 연쇄테러… ‘親美’ 아프간 입지 좁혀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8-01-29 22:40
수정 2018-01-30 01: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달에만 2번 테러 132명 사망

정부 무능 드러나 주민들 동요
이란·러 무기 탈레반에 흘러가
美 파키스탄에 군사원조 중단
아프간 미군 군사작전 차질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제물로 연쇄 테러를 일으킨 것은 친미 성향 아프간 정권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고, 미국의 아프간 추가 파병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 확대
2011년 9·11테러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전쟁 중인 탈레반은 미국이 지원하는 아프간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아프간의 자립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탈레반의 테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이 지난 20일 카불의 호텔을 공격해 29명을 살해하고 1주일 만에 폭발물을 실은 구급차를 터뜨려 103명을 죽였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의 폭력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의 압둘 카하르 사와와 알베루니대 교수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아프간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났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파괴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정부가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힐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확신시키지 못했다. 정부의 무능은 탈레반이 지원자를 모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현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계속해서 아프간 민간인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아프간 추가 파병 결정도 탈레반을 자극해 올해에만 2건 이상의 테러를 야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00명의 장병을 추가 파병하고 드론 등 새로운 군수물자를 대거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프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러시아와 이란이 탈레반을 지원한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2016년 초부터 아프간·우즈베키스탄 국경을 통해 연료를 실은 유조차를 보냈고 탈레반 측이 이를 팔아 매달 250만 달러 상당의 현금을 조달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분석가 자비드 아메드는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가 탈레반으로 흘러들어 가는 한 탈레반은 아프간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과 러시아, 이란은 모두 연계설을 부인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영토의 약 40%를 점령 또는 통제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이래 최대 규모의 영토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의 대테러 동맹국이었던 파키스탄을 ‘테러조력자’로 지칭,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관련 핵심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의 교류를 끊고 대신 러시아, 중국에 밀착하는 모양새다. 당장 미국의 아프간 군사작전이 차질을 빚게 됐다.

경제 재건과 아프간의 자립 없이는 무장 세력의 위협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프간 인구 40%가 빈곤선 아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청년실업률도 40%에 달한다고 인도의 정치 전문매체 ‘더프린트’가 전했다.

반면 탈레반은 아편 재배 등으로 점령지의 아프간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한다. 미국의 대대적 공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프간 아편 재배지는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탈레반의 경제력이 탈법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빈곤 청년층을 끌어들일 유인책을 갖춰 세를 불릴 여지도 충분한 상황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전병주 서울시의원, 점자 및 점자문화 진흥 조례 제정…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뒷받침

서울시가 점자와 점자문화 진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전병주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광진1)이 발의한 ‘서울시 점자 및 점자문화 진흥에 관한 조례’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됐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사소통하고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하지만 점자 사용 환경은 충분히 보장되지 못했고, 점자 활용 기회와 문화적 기반도 미흡하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조례는 서울시 차원에서 점자와 점자문화의 발전·보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조례안에는 서울시장의 책무를 비롯해 점자 정책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장치가 담겼다. 시장이 점자 및 점자문화 진흥을 위한 시행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고,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뒀다. 현장 체감도를 높일 지원 규정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점자출판물 제작·보급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고, 시가 주관하는 행사 참석자에게 점자 안내문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에 대해서도 점자 안내 제공을 권장할 수 있도록
thumbnail - 전병주 서울시의원, 점자 및 점자문화 진흥 조례 제정…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뒷받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1-30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