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서 이례적 원색 비난
‘봉쇄 압박’ 쿠바엔 “실패한 국가”원색 위협에 이란·쿠바 집단 퇴장
대화 의지에 북한 관련 언급 안 해
시진핑 만나 북미대화 중재 관측
뉴욕 AFP 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욕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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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회합의 장인 유엔총회에서 이란을 향해 ‘합의’와 ‘전멸’ 양자택일 선택지를 제시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란과 쿠바 등에는 위협적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 관련 발언은 연설에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나는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지, 아니면 신속히 전멸시킬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생존의 기회도, 미래의 번영이나 후손에 대한 희망도 없이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인가”라고 위협했다.
기조연설 연사가 각국 대표단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유엔총회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해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총회장에 앉아있던 이란 대표단은 항의 뜻으로 실무급 대표부 직원 1명만 남겨둔 채 단체 퇴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과 합의가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 대이란 경제고립 작전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이날 3시간가량 별도 회담을 갖기도 했다.
연설 대부분을 대이란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할애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대립해온 다른 국가들을 거론하며 ‘힘의 우위’를 자신했다. 강도 높은 에너지·경제 봉쇄로 압박중인 쿠바를 향해 “완전히 실패한 국가다”,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쏘아붙인 그는 “서반구 어디에서도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의 중대한 국익을 수호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사에 이란에 이어 쿠바 대표단도 중간에 총회장을 빠져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란군 총참모부와 혁명수비대(IRGC)는 공동 성명을 내고 거세게 반발했다. 군부는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쏟아낸 적대적 발언과 위협은 국내 선전용 도구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유엔이라는 무대를 전 세계적인 침략과 불안정, 약탈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잇달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회 연설에선 대북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집권 1기 때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는 북한을 연설에 포함하지 않은 바 있다. 다만 북미대화 재개 의지가 여전하다면 24일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북미대화 성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딜 메이커”라며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줄 요약
- 유엔총회서 이란에 합의냐 전멸이냐 압박
- 쿠바를 실패한 국가로 규정하며 봉쇄 위협
- 북한 언급은 빠지고 북미대화 관측만 제기
2026-09-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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