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핵’… 美·이란, 종전협상 노딜

결국은 ‘핵’… 美·이란, 종전협상 노딜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6-04-13 00:42
수정 2026-04-1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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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시간 밤샘 회담에도 합의 결렬

트럼프 “이란 핵 개발 야욕 때문”
이란 “美, 과도한 요구” 파국 기로

전쟁 직전 협상 결렬 때로 회귀… 최악 땐 휴전 후 다시 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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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찌푸린 美부통령
얼굴 찌푸린 美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현지에서 밤샘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슬라마바드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중동전쟁 종식을 위해 파키스탄에서 21시간 동안 벌인 마라톤 협상이 ‘노딜’로 끝났다. 협상 결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방침을 밝히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필요할 경우 추가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핵 개발 야심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세계 최강인 미 해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에 통행료를 낸 선박에 대해서도 공해상 차단을 지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핵 개발 야욕 때문”이라며 이란에 핵포기를 재차 종용했다. 앞서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협상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절대 수용할 수 없는지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란은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키스탄을 떠났다.

전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미국 협상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란 측 대표단과 이날 새벽까지 장시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국교가 단절된 이후 4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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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와중에… 트럼프, UFC 관람
협상 결렬 와중에… 트럼프, UFC 관람 미·이란 종전 협상이 결렬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협상 결렬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를 관람하던 중 전해졌다.
마이애미 로이터 연합뉴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거부한 조건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명확한 약속을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이란의 핵 개발 시설은 파괴된 상태지만 장기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협상 결렬의 이유는 크게 핵과 호르무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기 및 이란에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 전량의 반출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양측은 핵 개발 포기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놓고도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요구를 했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된 후에 해협 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협상 당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한 것도 이란을 자극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또 일각에선 미국이 ‘당근책’으로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백악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첫 대면 협상에서 종전 해법을 찾지 못하며 중동 정세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양측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인 터라 2주간의 휴전 기간인 오는 21일까지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실상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제네바 협상 결렬 당시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온 것으로, 이대로라면 휴전이 끝나고 전쟁이 재개되는 최악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군사 옵션을 선택한다면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클 것으로 우려된다. 더불어 전쟁 재개 시 5월 미중 정상회담과 11월 중간선거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 스케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처를 단행한다고 밝히며 노딜 이후 대응을 본격화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 삼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으로, 군사옵션을 당장 꺼내기 보다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부터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통제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로를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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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핵심 쟁점이 명확하게 좁혀진 만큼 양측이 휴전 기간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도 “우리는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을 (이란에) 남긴 채 떠난다”며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겼다. 갈리바프 의장은 168개의 미래지향적인 제안을 미측에 제시했다며 “미국은 우리의 논리와 원칙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미국을) 신뢰하도록 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세줄 요약
  • 미국·이란 종전협상, 핵 쟁점으로 결렬
  •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경고
  • 휴전 기간 남았지만 재협상 전망 불투명
2026-04-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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