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모이지 마”, “나가지 마” 법

쏟아지는 “모이지 마”, “나가지 마” 법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4-08 13:03
수정 2020-04-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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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위해 각국 처벌 수위↑
싱가포르 대가족 모임시 최고 6월 징역

사우디 이동제한 위반땐 최고 330만원
美도 최대 122만원, 프랑스·伊도 벌금
한국의 격리위반자 처벌보다 광범위
‘과도시 인권침해’vs‘감염병 통제 필요’
아랍에미리트가 7일(현지시간) 봉쇄정책을 시행하면서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 택시들이 운행하지 못하고 정차돼 있다. AP통신
아랍에미리트가 7일(현지시간) 봉쇄정책을 시행하면서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 택시들이 운행하지 못하고 정차돼 있다. AP통신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세와 장기화로 소위 ‘모임 금지법’, ‘외출 금지법’ 등이 확대되고 있다. 그간 확진자가 감염사실을 고의로 숨겼다가 다른 이들이 감염됐을 때 징벌을 내리는 ‘핀 포인트 처벌’이 대세였다면, 더 나가 아예 감염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통제를 담은 법안을 시행하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싱가포르 의회가 모든 사교적 모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파티 뿐 아니라 같이 살지 않는 가족이 모이는 모임이나 작은 친구 모임도 금지한 게 특징이다. 집 같은 제한된 공간이 아니라 로비 등의 트인 공간도 적용된다. 보건당국은 “어른을 보살피거나 아이를 돌보기 위해 가족을 방문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징벌 강도도 세다. 첫 위반 때 최대 1만 싱가포르 달러(약 854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고, 재범부터는 최대 2만 싱가포르 달러(약 1천709만원) 벌금 또는 최장 1년의 징역형에 각각 처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확진자 1418명(한국시간 8일 정오 기준)에 사망자 6명으로 치명률이 불과 0.4%에 불과한 상황이지만 전국 봉쇄와 동등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스트런던 지역의 한 벽에 그려진 벽화. 연인이 마스크를 쓴 채 키스를 하고 있다. AP통신
이스트런던 지역의 한 벽에 그려진 벽화. 연인이 마스크를 쓴 채 키스를 하고 있다. AP통신
전날에는 사우디 내무부가 수도 리야드 등 주요 도시에서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했고 이를 어길 경우 1만 리얄(약 33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위반 정도에 따라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내렸던 야간 통행금지령을 24시간으로 확대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뉴욕주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긴 사람에 대한 벌금을 최대 500달러에서 1000달러(약 122만원)으로 올렸다. 당시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당신은 타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8일 코로나19 확진자는 4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만 2000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미 지난달 10일 전국봉쇄령과 함께 이를 어길 경우 3개월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약 1개월 가량의 봉쇄 결과 최근 신규 확진자 감소 추세가 확연해지면서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도 지난달 17일 이동제한령을 내렸고 경찰 검문에 허가 받은 이동증명서를 제출 못하면 최대 375유로(50만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이동제한령으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이 텅 비어 있다. AP통신
지난 5일(현지시간) 이동제한령으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이 텅 비어 있다. AP통신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격리조치를 위반한 감염자에 대해 기소와 함께 징역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보다는 좁는 범위의 조치다. 그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는데 이를 강화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을 법으로 보완 및 강제하는 방안에 대해 찬반 논란도 있다. 과도하게 강한 법은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 손목밴드(전자팔찌)를 도입하는 방안을 보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감염병의 경우 보다 강한 처벌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더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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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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