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의회, 국정조사 착수

브라질 의회, 국정조사 착수

입력 2005-06-10 00:00
수정 2005-06-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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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의회가 잇따라 터져나온 권력형 비리에 대해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정권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의회의 국정조사 결정은 중도우파 야당인 브라질노동당(PTB)의 호베르투 제페르손 총재가 “법안 통과에 협조하는 대가로 PT가 야당 의원들에게 매월 12만달러를 제공해 왔다.”고 폭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말 우편공사 등 국영기업들의 인사·납품비리에 집권 노동자당(PT)과 연정 참여 정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실바 정권을 괴롭혀 왔다. 제페르손 총재는 전날에도 “의원 매수의 확실한 물증을 갖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룰라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 비서실의 최측근이 복권사업 허가를 미끼로 뇌물을 챙기는 장면이 비디오로 공개되는가 하면 현직 장관이 가짜 보증서로 국영은행에서 대출받은 사실이 폭로돼 정권의 도덕성이 땅에 추락한 마당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룰라 대통령도 현 상황을 방관할 경우 정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해 의회의 국정조사권 발동 요청을 수용하도록 PT 지도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정부는 최종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정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성과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실바의 좌파정권이 앞선 우파정권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과 ‘도덕성 흠집’의 위기 속에서 실바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추문에 연루된 2개 국영기업 사장을 해임하고 부패 근절을 약속한 결과 이틀동안 추락했던 증시 등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의 국정조사는 우편 업무 비리와 PT의 의원 매수 파문으로 나눠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편 업무와 관련된 의혹은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 정부에 칼날을 세우고 있는 최대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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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6-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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