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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입력 2014-01-02 00:00
업데이트 2014-01-0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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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100인 설문조사] 실물경제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는 실물경제다. 경제성장률, 금리 등 숫자로 대변되는 경기지표보다는 ‘경기가 살아날까’에 더 관심이 많다. 기업 투자, 부동산 시장, 체감 경기 등 새해 실물경제 전망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업 투자와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표와 실물경제 간 괴리로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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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만큼 새해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이 ‘부동산 경기가 약간 상승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사이트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9.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재철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가격이 높은 데다 금리가 낮아 주택을 구매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중소형 주택 시장이 과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41명에 달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가처분소득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을 반드시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사람들이 늘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13명이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 등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취득세 영구 감면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호재인 데다, 공유형 모기지론은 수혜 대상이 너무 적다”며 “부동산 대책이 시장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을 올해부터 분기마다 내놓기로 했다. 중소기업·신성장산업·지역 투자·외국인 투자 등 4대 분야 투자 촉진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보단 국제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투자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48명이 기업 투자가 약간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27명, 약간 힘들 것이라는 의견은 16명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설비 투자가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유로존 등 세계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의 양극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014년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7%와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기업 수익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뉘어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자금에 여유가 있어 투자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는 데다 노사분규, 높은 임금 등의 이유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38명이 ‘올해 체감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약간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33명, 약간 힘들다는 의견은 2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은 회복하겠지만 체감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그러나 3% 후반대 성장을 기록하더라도 과거 경제성장률 4~5%에 비해 적은 수치인 만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표상 회복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경기 악화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수출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이 꼽혔다. 한 전문가는 “거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질 자산이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구형택 한국타이어 전략기획팀 상무

●권영준 팬택 재경팀장 상무보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협회장

●김노창 전주대 경영학부 교수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복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

●김상범 SK C&C기획본부장

●김상우 르노삼성자동차 영업총괄 이사

●김성수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 이사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현 LG유플러스 금융담당 상무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전략기획실 상무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부사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훈 한진해운 경영기획팀장

●김호균 금호 기획재무담당

●김홍일 현대산업개발 상무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남창경 한화생명 투자전략팀 상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류경수 GS샵 CFO 상무

●류제영 현대해상 기획실장

●문장섭 삼성화재 재무기획팀 상무

●박민희 현대백화점 재무담당 상무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박인섭 교보생명 노블리에 지원팀장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사장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분석부 전략팀장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장

●신권식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상무

●신동휘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

●안현식 NHN 엔터테인먼트 재무기획실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학회장

●오진석 GS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유용준 남양유업 재경본부장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2014-01-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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