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회생 신청한 기업이 계속 납품해 달라고…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회생 신청한 기업이 계속 납품해 달라고…

입력 2008-07-18 00:00
수정 200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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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골재를 생산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1년 전 개척한 신규 거래처인 ㈜N레미콘에 매월 7000만∼8000만원가량의 자갈과 모래를 납품하면서 수시로 3개월 만기 어음을 받아 왔는데, 최근 N사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고는 재산보전처분을 받았다면서 1억 5000만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않습니다.N사에서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계속 납품해 달라고 하는데, 저희도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성한종(가명·53세)

A회생 절차에서는 기존 채무를 채권자별 우선순위와 금액에 따라 재조정함으로써 기업이 존속할 수 있도록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에 부수하여 유휴자산의 매각과 같은 구조조정이 이뤄집니다. 이같은 조정은 기업이 정상 운영되는 가운데 이뤄지게 되므로 일단 과거의 채무에 관해 지급을 보류하고 기업의 운영자금을 일시나마 확보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회생 절차 개시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은 채무자인 기업에 대해 이전의 원인으로 발생한 모든 채무를 지급하거나 새로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 자산처분행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것을 흔히 재산보전처분이라고 합니다.

물론 보전처분이 있다고 채권자의 추심행위가 금지되지는 않지만, 채무자가 지급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를 구성하므로 채무자는 수표, 어음 부도 기타 원인으로 인한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때문에 채무자를 압박한들 임의 변제를 기대하기 어렵고, 또 그 뒤 통상 1개월 내에 이뤄지는 회생절차 개시의 결정 이후에는 채권자의 소송, 강제집행 등이 중단되는 강력한 효과가 있기에 채권자가 법적 절차를 진행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채권자로서는 과거의 거래로 발생한 채권에 관해 회생절차에 의해서만 일부라도 변제를 받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물론 기업이 사기적인 방법으로 회생절차를 남용하는 경우에는 절차의 개시와 진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고,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해 경영을 감시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법률적으로 기회가 부여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편 납품업자들의 입장에서는 거래처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회생절차의 개시 이후 납품으로 발생하는 채권은 과거 발생한 거의 모든 채권에 우선하는 공익채권의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공급을 지속하는 것은 회생절차에서 정리될 채권의 회수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에 우선순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N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가서 기존의 채권을 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은 상당한 충격이지만, 앞으로 N기업에 매출을 계속하는 것이 낫다고 냉정한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N기업이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할 때 귀사가 납품을 거절하면 아마도 N기업은 거래처를 바꾸겠지요. 사실 상인의 입장에서 고정된 거래처를 잃는 것만큼 악몽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졌지만 아직 개시결정이 내려지기 이전인데, 이때는 현금 거래를 통해 채권을 확보하면 됩니다. 기업은 다른 곳에 지급하지 않고 보유하는 현금이 있으니까 통상 지급에도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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