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 있던 지난 10월. 해마다 되풀이하는 한복 화보 촬영은 항상 고민이다. 무엇인가 획기적인 한복의 트렌드 변화는 없고 매년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한복을 가지고 ‘독자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하는 고민은 포토그래퍼뿐 아니라 스타일리스트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숙제였다.
이미지 확대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그래서 우리가 잡은 화보 제목은 ‘자유부인’. 기존의 한복 화보의 한계를 벗어나 색다른 관점에서의 한복을 보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개화기의 유한부인을 소재로 한복의 새로운 느낌을 주는 화보를 만들기로 했다. 영화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이 입은 ‘치파오’는 관능적이며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전세계를 매료시켰다. 이를 우리의 한복을 가지고 표현해보고 싶었다. 선이 곱고 화려한 우리의 한복. 새로운 매력을 찾는 첫번째 작업이다.
우선 한복의 선택은 가능한 한 우아함이 배제된 단순하고 심플한 것을 골랐으며 옷고름도 브로치로 대신하고 소매통도 좁은 것을 선택했다. 모델에게도 강한 눈화장과 절제된 헤어스타일을 요구했다.
고전적인 여성 한복을 입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양의 새로운 문화에 익숙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우리 생각을 과감하게 뒤집는 강한 여성이 입는 그런 한복.
그래서 모델에게 단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표정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독립적인 이면에는 여린 마음을 가진 신여성의 감정표현을 요구했다.
옆 사진에서의 라이팅은 적당한 콘트라스트를 가진 햇빛을 이용했다. 절제되고 정돈된 느낌을 살리고 텅스텐 조명을 사용해 불이 켜진 스탠드와 무리없이 섞여지도록 노출을 조절하였다.
그래서 약해 보이면서도 강인한 조선 개화기의 여성이 탄생했다.
사진작가
2006-11-02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