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패산 공사 재개의 교훈

[사설] 사패산 공사 재개의 교훈

입력 2003-12-24 00:00
수정 200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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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터널 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노무현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인사를 방문해 불교계의 협조를 끌어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사회는 사패산 터널 공사를 둘러싸고 지난 2년동안 끝없는 공방전을 펼쳐 왔다.그 과정에서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은 환경보호론을 내세워 90% 이상 진척된 국책사업을 실력 저지했으며,정부는 개발일변도의 정책으로 맞섰다.양측은 접점 없는 평행선 대치를 거듭했고,그 결과 공사 지연으로 무려 5000여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사패산 터널 공사는 비록 값비싼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핵폐기장 건립 문제 등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좋은 교훈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첫번째 교훈은 각종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환경보전 가치와 개발 가치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그런 사전 평가 없이 밀어붙일 경우 예전에는 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사회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저항을 초래하게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환경단체들의 맹목적인 환경보호론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환경단체들은 사패산에 터널을 뚫는 것과 다른 두가지 우회 노선 가운데 어느 쪽이 산림 훼손과 대기오염의 측면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방식인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

두번째 교훈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공약 남발의 문제다.공약은 발표하기는 쉽지만 당선 후 그것을 지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국책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해당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사실이다.지역사회는 소속 집단의 이해를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국가와 주민 전체의 이익과 특정집단의 이익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자발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3-12-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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