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터키파병 결사반대”/수니·시아파 갈등에 쿠르드족 문제등 얽혀

이라크 “터키파병 결사반대”/수니·시아파 갈등에 쿠르드족 문제등 얽혀

입력 2003-10-14 00:00
수정 200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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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는 12일 터키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터키 의회는 앞서 지난 7일 1만여명의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최종승인했다.IGC는 이날 “우리는 터키뿐 아니라 다른 이웃 국가들의 파병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이라크가 이슬람 국가 중 유일하게 파병을 결정한 터키를 이토록 결사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뿌리깊은 역사적 악연에서 비롯된다.이라크는 16세기부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때까지 터키족이 세운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때문에 과거의 지배자가 다시 이라크 땅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본능적 거부감을 갖고 있다.그런 데다 양국은 터키가 지난 90년대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상류에 대규모 댐을 건설한 이후 물분쟁을 벌여왔다.터키의 친(親)이스라엘 노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외세개입에 대한 혐오도 한몫한다.이라크인들은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외국 군대에 의존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고 싶어한다.때문에 터키군 파병이주변 이웃 국가에 영향을 주어 외국 군대의 이라크 주둔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IGC는 지금까지 성명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이밖에 소수인 수니파의 지배를 받아온 시아파 지도자들은 수니파가 99% 이상인 터키군의 주둔에 대해 심한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이라크 내의 쿠르드족 문제도 만만찮다.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양대 파벌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은 터키의 파병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터키는 6800만명 인구의 20%가 쿠르드족이며 이라크 내에는 약 440만명의 쿠르드족이 살고 있다.터키 정부는 1980년대부터 이라크 북부와 터키에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 왔다.260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세계 최대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은 이란,이라크,시리아의 국경이 만나는 험준한 산악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터키 국민들 사이에서 파병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터키가 파병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운동을 막고 이라크 북부유전지대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일부 이라크인들은 터키가 이번 파병을 계기로 그동안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해온 북부 도시 키르쿠크와 모술을 재점령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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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숙기자 alex@
2003-10-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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