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사망재판 결과가 나온 뒤 수천,수만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촛불시위가 있었다.시민들은 미군이 여중생을 사망케 했다는 사실보다는 여중생을 치어 죽인 두 미군 병사가 무죄로 석방됐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그렇다면 이재판은 잘못된 재판일까.
재판 뒤 언론들은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와 처벌이 없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과 배심원 제도,군사법원의 재판절차상 문제점을 제기한다.
여기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는 이야기는 현상을 슬로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국민정서와는 부합하겠지만 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미 군사법원의 재판은 운전병·관제병 두 명의 과실치사 사건이 형법상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지,두 병사나 차량 정비담당자,지휘자의 책임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게 아니다.
즉 형사상 죄가 성립되지 않았다 해서 미군과 미 정부의 민사책임까지 부인한 것은 아니다.유가족에게는 심심한 사과와 함께 배상금이 지불됐다.
배심원제도는 영미법상 특유의 제도로미군 형법에는 미군을 배심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다만 미국내 법정에서도 배심원 선정시 사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배심원들을 배제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데,한국인과 미군간 심각한 감정대립으로 치달은 이번 사건의 경우 이 기준에 맞게 배심원이 구성됐는지 의문스럽다.그리고 해외 주둔군의 공무중 발생한 사건은 파견국이 재판관할권을 갖는 게 보통이다.키르기스스탄에 파견된 우리 군인의공무,일상 생활중 발생한 사건 관할권은 우리나라에 있다.
이번 사건이 확대된 배경에는,사건발생 초기에 미군과 우리 정부가 다소 안이하게 대응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고의 살인사건이 아니며,이러한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우리 시민들의의사가 충분히 전달돼 미 대통령의 사과까지 받은 만큼 필요한 제도개선을추진하는 등 한·미 양측이 상호 노력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동희 주 유럽연합(EU)대표부 공사
재판 뒤 언론들은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와 처벌이 없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과 배심원 제도,군사법원의 재판절차상 문제점을 제기한다.
여기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는 이야기는 현상을 슬로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국민정서와는 부합하겠지만 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미 군사법원의 재판은 운전병·관제병 두 명의 과실치사 사건이 형법상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지,두 병사나 차량 정비담당자,지휘자의 책임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게 아니다.
즉 형사상 죄가 성립되지 않았다 해서 미군과 미 정부의 민사책임까지 부인한 것은 아니다.유가족에게는 심심한 사과와 함께 배상금이 지불됐다.
배심원제도는 영미법상 특유의 제도로미군 형법에는 미군을 배심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다만 미국내 법정에서도 배심원 선정시 사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배심원들을 배제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데,한국인과 미군간 심각한 감정대립으로 치달은 이번 사건의 경우 이 기준에 맞게 배심원이 구성됐는지 의문스럽다.그리고 해외 주둔군의 공무중 발생한 사건은 파견국이 재판관할권을 갖는 게 보통이다.키르기스스탄에 파견된 우리 군인의공무,일상 생활중 발생한 사건 관할권은 우리나라에 있다.
이번 사건이 확대된 배경에는,사건발생 초기에 미군과 우리 정부가 다소 안이하게 대응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고의 살인사건이 아니며,이러한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우리 시민들의의사가 충분히 전달돼 미 대통령의 사과까지 받은 만큼 필요한 제도개선을추진하는 등 한·미 양측이 상호 노력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장동희 주 유럽연합(EU)대표부 공사
2002-1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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