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동서화합과 민족적 에너지

[특별기고] 동서화합과 민족적 에너지

문석남 기자 기자
입력 1999-01-14 00:00
수정 1999-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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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경제위기의 극복에 못지않게 지역화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세계가 하나의 삶의 터전으로 움직이는 열려 있는 세계화시대에 지구상에서 아직도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돼있고,다시 동서로 갈라져 대립과 갈등을보이고 있는 양상은 한심스런 국민적 수치이다. 한 국가내에 반목과 대립,갈등의 정도가 심한 사회는 국민적 의지와 동력을 집약할 수 있는 구심력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사회의 발전이 정체되고,그 사회는 항상 불안하게 마련이다.인종적·언어적·종교적 이유 등 그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고질적 이질성 때문에 지구상의 몇 나라에서는 갈등과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이러한 이질성과는 무관하다.정치인들이 정권창출과 장기집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지역연고성을 앞세워 지역의식의 부정적 속성인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유발해 영호남 두 지역을 동서의 대립구도로치닫게 했으며 지금도 반목과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못한 상태다.우리들 자신과 후대들을 위해서도 지역화합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국민적 과제이다. 지역화합의 본질은 지역주민들이 전향적 발상과 의식전환을 통해 마음을 열고 더불어 다정하게 함께 살아간다는 열린 마음의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가지 조건의 우선적 충족과 환경조성이 필수적이다. 첫째,지역분할과 갈등의 씨를 뿌린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화합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다시 말해서 정치인들은 지역화합을 위해서 모름지기 막스 베버가 갈파한 ‘책임윤리’의 실천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지역민에 대한 부정적 편견의식은 반드시 불식돼야 한다.현재 동·서양 지역민에 대한 대부분의 편견의식은 가상과 허위가 실상이나 사실로 고정관념화돼 버린 왜곡된 사회화의 결과이다.사회화는 곧 인성의 형성과정이기때문에 인간주기의 단계별로 편견을 시정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더욱이 부정적 편견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불신이 따르게마련이기 때문에,이를 불식하는 문제는 대단히 시급하다. 셋째,지역개념을 초월한 공동의 발전과 협력을 유도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공동의 사업을 통해서 지역민간에 공생공영의 의식을 폭넓게 불러일으키는 일은 화합의 장을 열어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사업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스포츠,노사관계 등에서도 공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과제는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그리고정부는 지역민의 창의적 공동사업에 재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넷째,지금껏 지역편견의 폐습 때문에 성사의 확률이 극히 저조했지만,앞으로는 열린 마음으로 통혼을 장려하는 것이 지역화합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부부간의 사랑이야말로 용광로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고,그 사이에서 태어난 2세는 지역화합을 가장 모범적으로 상징하는 실례라고 볼 수있기 때문이다. 의식의 전환과 공동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명실상부한 시작은 테이프를 끊는다는 데 있다.이런맥락에서 새해는 지역화합의 진정한 테이프를 끊는 원년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간절히 소망한다.

1999-01-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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