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부부·폴라 존스 한자리에/워싱턴=金在暎 특파원(특파원수첩)

클린턴부부·폴라 존스 한자리에/워싱턴=金在暎 특파원(특파원수첩)

김재영 기자 기자
입력 1998-04-27 00:00
수정 1998-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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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양어깨에 걸머지고 있는 정치 지도자이지만,동시에 세상에서 지금 가장 위태로운 줄타기를 타고 있는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토요일인 25일 클린턴 대통령은 부인 힐라리 여사와 더불어 ‘정치가’로서 아주 힘든 하루를 보냈다.그러나 동시에 클린턴 대통령부부의 빼어난 정치 줄타기 솜씨를 내외에 과시한 하루이기도 했다.

먼저 퍼스트 레이디 힐라리 여사는 백악관에서 하오 1시부터 5시간 동안 케네쓰 스타 특별검사로부터 화이트워트 부동산개발 스캔들에 대한 피의자조사를 받았다.

이날 저녁에는 1년에 한번 있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주최의 대통령초청 만찬이 인근 힐튼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렸다.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이 아니라 기자들이 마련한 자리에 손님으로 초대된 것인데,82년 역사의 이 만찬회에서 대통령은 ‘손님값’을 톡톡히 치뤄야 했다.

특종 뉴스를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허심탄회하게 속을 털어놓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연설을 해야 한다.대통령이 하는 농담에 몇번이나 웃음이 터졌느냐가 중요한데,대통령 자신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고 있는 기자들을 웃기려면,보통 솔직한 이야기가 아니면 안된다.이 어려운 자리에,하필이면,자신을 오럴섹스 요구의 성추행으로 고소한 폴라 존스 양이 기자단 초청 손님으로 초대돼 저만치서 자신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힐라리 여사 및 부통령 부부도 참석한 이날의 이 어려운 자리를 성공리에 마쳤다.클린턴의 연설이 있기 전엔 존스 양에게 모든 시선이 모아졌으나,대통령 자신이 싫어하는 다른 정치가들과 그리고 기자들을 유머스럽게 ‘비하’하고 ‘조롱’하는 대통령의 농담에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대통령의 독무대가 됐다. 클린턴은 야당이 장악한 의회를 겨냥,“시청률 최고의 연속극과 의정중계 채널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비하하는가 하면 “교황청 쿠바방문이후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동안 무슨 기사를 쓰셨죠”라며 익살을 떨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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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존스양은 완전히 잊혀진 존재로 변해갔다.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이날만면에 미소를 띠고 2천600명 참가객의 열렬한 박수 속에 퇴장했다.
1998-04-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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