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신경망 유기적 분자구조 특성 이용/성냥갑 크기에 초고속·무한대 메모리기능/에너지소모 거의 없고 수명도 반영구적
인간의 두뇌를 닮은 생체컴퓨터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여러가지 유기적인 분자로 이뤄져 있어 고도로 정교한 네트워크를 이룬다.이 네트워크가 계산을 하고 동작을 명령하고 자기치료를 하면서 생각하고 느낀다.디지털컴퓨터는 분명히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계산을 해낼 수 있지만 가장 단순한 인간의 두뇌조직조차 최소한 다섯가지 영역에서 그 어떤 슈퍼컴퓨터보다 우수하다.
○고성능칩 개발에 한계
컴퓨터디자이너들은 인간두뇌의 모든 기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생물체를 이루는 분자만이 가지는 특성을 살려 지금보다 훨씬 더 작고 빠르고 강력한 컴퓨터칩을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측이다.
생체분자중에서 컴퓨터칩 개발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크기문제는 컴퓨터업계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이기도 한데지난 60년대이후로 더 강력한 메모리기능을 가지면서 더욱더 작은 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상과제였다.이러한 칩들은 기본적으로 로직게이트라고 불리는 스위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다.컴퓨터연산의 가장 기본적인 2진수를 다루는 이러한 스위치가 하나 증가할 때마다 10만배씩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이다.즉 어느 시점에 가서는 더 이상 고성능의 칩을 가격 때문에 만들지 못하는 한계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단백질컴퓨터는 바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즉,가격의 제한을 단백질로 만든 컴퓨터를 통해 거의 없애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는 컴퓨터스위치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그 이유는 생체분자들이 구성하는 원자들이 잘 움직일 수 있으며 그원자들의 방향을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들이 움직는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최소한 한두가지 구별되는 상태를 분자안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컴퓨터 스위치의 기본원리인 2진법의 정의를 소망스럽게 충족시켜주는 셈이다.
생체분자가 가진 이러한 스위치기능은 실제로 현재 게이트로 쓰이고 있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현재크기의 수천분의 1로 줄여준다.이론적으로는 단백질칩을 쓸 경우 현재 최고성능 컴퓨터의 기능을 그대로 가지면서 크기를 5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게다가 속도제한도 거의 없다 같은 정도의 연산을 할 경우 단백질컴퓨터는 최고 1천배이상 기존의 컴퓨터보다 빠르다.
단백질컴퓨터의 가장 큰 강점은 무한대의 메모리기능이다.기존의 컴퓨터칩이 메모리구조와는 다른 「생체메모리」는 수직적인 구성이 아닌 수평적·협력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 메모리구조는 기억시켜놓은 데이터를 찾기 위해 메모리전체를 훑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즉 가장 가깝고 정확한 기억장소를 찾아낼 때까지 끝없이 가능한 조합들을 시도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협력적인 구조를 가진 신경망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대용량의 메모리가 가능하며 이러한 특징을 생체컴퓨터에 그대로 이식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PC의속도 1천배
분자전자기학의 권위자인 미 시라큐즈대 컴퓨터응용·소프트웨어공학 고등기술센터장 로버트 버지박사는 최근 생체물질인 「박테리오로돕신」의 박막필름구조에서 발견되는 홀로그래픽성질을 이용,협력적인 메모리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홀로그램은 여러개의 이미지를 동시에 하나의 기억장소에 저장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하나의 기억장소에 여러가지 데이터를 동시에 저장할 수 있으므로 고용량의 메모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박테리오로돕신은 무기물질보다 빛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아주 조금의 광자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따라서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고 읽어내는 데에 에너지가 거의 필요없다는 강점도 또한 가지고 있다.게다가 데이터를 일정기간 쓰고 지우는 작업을 하면 쉽게 기능이 떨어지는 현재의 자기메모리보다도 수천배는 생명이 길다.
○50분의 1로 크기 줄어
물론 이처럼 이상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 생체컴퓨터가 궁극적인 컴퓨터의 모습인 것은 확실하다.그러나 대부분의 컴퓨터전문가들은 단백질컴퓨의 제1단계는 기존의 반도체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이 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컴퓨터칩의 속도는 1천배 이상이나 빨라진 반면에 외부데이터 저장능력은 50배정도 밖에는 늘어나지 않았다.또한 컴퓨터 하드웨어내의 데이터 전송속도도 전체적인 시스템 속도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러한 점에서 생체컴퓨터의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정보처리방식은 그자체로 하나의 혁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생체컴퓨터의 1세대가 될 하이브리드컴퓨터는 인공지능을 손에 잡힐 수 있는 기술로 만드는 데도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테리오로돕신분자 몇개만으로도 한번에 10테라트(10의 12제곱)바이트의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을 정도로 용량과 속도면에서 엄청나다.
버지박사는 『앞으로 20년안에 하이브리드컴퓨터는 멀티미디어 정보처리기술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며 『뒤이어 일반사용자들도 적은 돈으로 대용량의 기억장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그마한 손지갑안에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을 간단하게 넣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올 날이 멀지 않았다.<고현석 기자>
인간의 두뇌를 닮은 생체컴퓨터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여러가지 유기적인 분자로 이뤄져 있어 고도로 정교한 네트워크를 이룬다.이 네트워크가 계산을 하고 동작을 명령하고 자기치료를 하면서 생각하고 느낀다.디지털컴퓨터는 분명히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계산을 해낼 수 있지만 가장 단순한 인간의 두뇌조직조차 최소한 다섯가지 영역에서 그 어떤 슈퍼컴퓨터보다 우수하다.
○고성능칩 개발에 한계
컴퓨터디자이너들은 인간두뇌의 모든 기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생물체를 이루는 분자만이 가지는 특성을 살려 지금보다 훨씬 더 작고 빠르고 강력한 컴퓨터칩을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측이다.
생체분자중에서 컴퓨터칩 개발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크기문제는 컴퓨터업계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이기도 한데지난 60년대이후로 더 강력한 메모리기능을 가지면서 더욱더 작은 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상과제였다.이러한 칩들은 기본적으로 로직게이트라고 불리는 스위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다.컴퓨터연산의 가장 기본적인 2진수를 다루는 이러한 스위치가 하나 증가할 때마다 10만배씩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이다.즉 어느 시점에 가서는 더 이상 고성능의 칩을 가격 때문에 만들지 못하는 한계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단백질컴퓨터는 바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즉,가격의 제한을 단백질로 만든 컴퓨터를 통해 거의 없애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는 컴퓨터스위치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그 이유는 생체분자들이 구성하는 원자들이 잘 움직일 수 있으며 그원자들의 방향을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들이 움직는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최소한 한두가지 구별되는 상태를 분자안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컴퓨터 스위치의 기본원리인 2진법의 정의를 소망스럽게 충족시켜주는 셈이다.
생체분자가 가진 이러한 스위치기능은 실제로 현재 게이트로 쓰이고 있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현재크기의 수천분의 1로 줄여준다.이론적으로는 단백질칩을 쓸 경우 현재 최고성능 컴퓨터의 기능을 그대로 가지면서 크기를 5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게다가 속도제한도 거의 없다 같은 정도의 연산을 할 경우 단백질컴퓨터는 최고 1천배이상 기존의 컴퓨터보다 빠르다.
단백질컴퓨터의 가장 큰 강점은 무한대의 메모리기능이다.기존의 컴퓨터칩이 메모리구조와는 다른 「생체메모리」는 수직적인 구성이 아닌 수평적·협력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 메모리구조는 기억시켜놓은 데이터를 찾기 위해 메모리전체를 훑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즉 가장 가깝고 정확한 기억장소를 찾아낼 때까지 끝없이 가능한 조합들을 시도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협력적인 구조를 가진 신경망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대용량의 메모리가 가능하며 이러한 특징을 생체컴퓨터에 그대로 이식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PC의속도 1천배
분자전자기학의 권위자인 미 시라큐즈대 컴퓨터응용·소프트웨어공학 고등기술센터장 로버트 버지박사는 최근 생체물질인 「박테리오로돕신」의 박막필름구조에서 발견되는 홀로그래픽성질을 이용,협력적인 메모리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홀로그램은 여러개의 이미지를 동시에 하나의 기억장소에 저장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하나의 기억장소에 여러가지 데이터를 동시에 저장할 수 있으므로 고용량의 메모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박테리오로돕신은 무기물질보다 빛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아주 조금의 광자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따라서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고 읽어내는 데에 에너지가 거의 필요없다는 강점도 또한 가지고 있다.게다가 데이터를 일정기간 쓰고 지우는 작업을 하면 쉽게 기능이 떨어지는 현재의 자기메모리보다도 수천배는 생명이 길다.
○50분의 1로 크기 줄어
물론 이처럼 이상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 생체컴퓨터가 궁극적인 컴퓨터의 모습인 것은 확실하다.그러나 대부분의 컴퓨터전문가들은 단백질컴퓨의 제1단계는 기존의 반도체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이 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컴퓨터칩의 속도는 1천배 이상이나 빨라진 반면에 외부데이터 저장능력은 50배정도 밖에는 늘어나지 않았다.또한 컴퓨터 하드웨어내의 데이터 전송속도도 전체적인 시스템 속도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러한 점에서 생체컴퓨터의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정보처리방식은 그자체로 하나의 혁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생체컴퓨터의 1세대가 될 하이브리드컴퓨터는 인공지능을 손에 잡힐 수 있는 기술로 만드는 데도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테리오로돕신분자 몇개만으로도 한번에 10테라트(10의 12제곱)바이트의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을 정도로 용량과 속도면에서 엄청나다.
버지박사는 『앞으로 20년안에 하이브리드컴퓨터는 멀티미디어 정보처리기술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며 『뒤이어 일반사용자들도 적은 돈으로 대용량의 기억장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그마한 손지갑안에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을 간단하게 넣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올 날이 멀지 않았다.<고현석 기자>
1996-03-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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