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확한 불법 선거운동 예시 규정/출마예정자·운동원 헛갈린다

불명확한 불법 선거운동 예시 규정/출마예정자·운동원 헛갈린다

주병철 기자 기자
입력 1996-01-28 00:00
수정 1996-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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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탈법행위 기준 애매/선관위 유권해석도 모호/선거법 저촉여부 문의전화 빗발

통합선거법 가운데 불법 기부행위,사전선거운동 등을 예시한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애매해 4·11총선 출마예정자 등 선거관계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불법 기부행위의 경우 「금지사례」와 「허용사례」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어려우며 사전선거운동 역시 특정후보나 특정정당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명확히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일선 선거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선거중립을 지키도록하기 위해 개정된 「자치단체장의 선거관여행위 제한 및 금지조항」은 자치단체장이 선거기간개시일 30일전부터 교양강좌·사업설명회 등 일체의 구정활동을 못하도록 못박고 있다.하지만 구민들을 대상으로 한 구정보고는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적법과 탈법을 가리기가 모호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각 구청에 마련돼 있는 구선관위에는 통합선거법에 명시된 선거법위반사례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하루 평균 5∼6통에 이르고 있으며 자치단체장들의 활동이 선거법위반에 저촉되는지를 확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81년부터 지역 노인정을 돌봐온 김모씨(47·서울 성동구 구의동)는 지난 7일 관할 구선관위를 찾아 『그동안 전세버스 등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뤄왔던 「경로당 야유회」를 올 3월중순 쯤으로 예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모정당 당원이라 선거법위반에 걸리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그러나 김씨는 「특정후보나 특정정당을 선전하는 것으로 유추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선관위측의 애매한 답변만 듣고 이를 실행할지 고민중이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사는 이모씨(38·모정당 당원)도 지난 16일 『음식점 개점에 대비해 지난해 연말 준비해둔 선물용 메모철을 2월 중순쯤 음식점 개점때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었다.구선관위로부터 『메모철을 받는 대상이나 수량 등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 선거법위반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김모서울시의원(45·송파구 문정동)은 『통합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시의원,구청장이 관할구역에서 의정보고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세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한꺼번에 해도 되느냐』고 문의했다.선관위는 역시 『하지 말라는 조항은 없으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인상을 주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답변만 했다.

영등포구 문화공보실은 27일 구내 선관위에 『구청장의 구정보고는 허용하면서 다른 활동을 막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게 아니냐』,『올해의 구정활동으로 확정된 각종 세부계획을 구정보고로 대신할 수 있느냐』고 물었으나 『구정보고는 가능하지만 향후 사업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선심성 선거운동으로 비칠 소지가 많기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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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선관위의 관계자는 『선거법이 자주 바뀌는데다 사례별 예시마저 과거행태 등을 기준으로 마련됐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주병철·김태균기자>
1996-0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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