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증거·적용법규 없어 불가피/이원종 전시장 귀가 배경

뚜렷한 증거·적용법규 없어 불가피/이원종 전시장 귀가 배경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1994-11-05 00:00
수정 199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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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사기문제등도 고려한듯/수사는 계속… 재소환 가능성 희박

지난 3일 검찰에 소환된 이원종 전서울시장이 30시간동안 조사를 받은뒤 4일 하오 7시40분쯤 풀려났다.

신광옥 수사본부장은 이날 밤 이 전시장을 석방하기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전시장을 일단 귀가조치시키고 참고인 조사등을 통해 시장으로서의 구체적인 과실 유무를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앞으로 이 전시장이 검찰에 재소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법리문제」 또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시장에게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았던 직무유기및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법리문제는 검찰내부에서 조차 이견이 많아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대목이다.

검찰은 당초 이 전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직무유기죄를 적용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었다.이미 구속된 동부건설사업소 직원과 서울시 전·현직 도로시설과장등에게는 직무유기죄가 적용됐다.

검찰은 서울시 도로·교량등 주요 시설물 관리감독의 실무 총책임자라 할 수 있는 이신영 전도로국장에게도 직무유기죄를 적용할 것을 검토했으나 직무유기죄의 구성요건이 워낙 까다로워 이 죄목 대신 형량이 비교적 가벼운 「허위공문서작성혐의」를 씌웠다.

실무총책임자에게도 이 죄를 적용할 수 없었던 만큼 시정의 최고책임자인 이 전시장에게 직무유기죄를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아래 생각해 낸 것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였다.

검찰은 이를 위해 전통적인 과실이론에 비해 「과실책임」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일본의 「감독과실 책임론」과 독일의 「보장인적 지위론」등 외국의 학설과 판례등을 정밀분석한 결과 이 전시장에게 「업과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잠정결론을 내리고 이 전시장을 소환하기에 이르렀었다.

검찰의 이같은 이론구성은 그러나 이 전시장의 일관된 반론에 힘없이 무너졌다.그는 자신의 혐의를 캐기 위한 검찰의 신문에 조목 조목 반박,결백을 입증했다.

검찰은 이 전시장이 시장으로 있는 동안 한강교량의 안전한 유지관리를 위해 시정의 책임자로서 나름대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그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검찰이 이 전시장을 조기에 귀가조치한 배경에는 이같은 법리문제와 함께 공무원의 사기문제 등 여러 요인들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고가 났을 경우 이런 식으로 최고 책임자가 처벌받는다면 앞으로 나쁜 선례가 돼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무사안일」풍조는 더욱 기승하고 사기는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관가에 벌써부터 맴돌았었다.<오풍연기자>

▷일문일답◁

◎검찰신문에 있는 사실대로 답변/지도감독 소홀했던 점 후회 막심

30여시간 동안 검찰의 조사를 받은뒤 귀가조치된 이 전서울시장은 초췌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검찰청사를 떠나기 앞서 5분여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현재의 소감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밤새도록 검찰의 엄한 추궁을 받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특히 공직생활 기간동안 스스로 지도감독을불충분히 한 점에 대해 후회를 많이 했다.

­신문내용은 주로 어떤 점이었나.

▲서울시장이 져야 할 여러가지 책임문제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신문을 받았으며 나는 있는 사실 그대로 답변했다.

­소환되기 전 검찰청에 다녀와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그때 풀려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나.

▲언제든 집으로는 올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다.

­잠은 제대로 자면서 신문을 받았나.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서울시민과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몸둘 바를 모르겠다.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과 대한민국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서울시의 기술적인 관리분야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포함,우명규 당시 부시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시정의 모든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인사권은 기관장의 절대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성수대교 손상보고」를 비롯해 동부건설사업소로부터 여러차례 올라온 보고내용을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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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호기자>
1994-11-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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